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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일가, 인적분할로 지배력 회복했지만 1인 체제는 미완

①2000억대 상속세로 지분율 '뚝'…지주사 전환 이후 이우현 회장 특관인 지분 30% 회복

박기수 기자  2024-02-22 15: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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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는 곧 기업집단의 정체성이다. 지배구조는 큰 틀에서 기업활동의 동기가 되며 크고 작은 재무적 결정의 배경이 된다. 특히 '재벌'로 불리는 국내 오너 기업집단 문화에서 오너 1인, 혹은 가문을 위한 지배구조 확립 과정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THE CFO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변화 과정을 리뷰하며 기업이 뒀던 지배구조의 '한수'들을 되짚어본다. 이어 다양한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이 유력한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변화를 전망해본다.
2017년 10월 21일, OCI그룹의 이수영 전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 전 회장의 OCI 지분율은 당시 10.92%. 형제 경영인인 이복영 SGC그룹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5.4%, 5.43%였다. OCI는 이수영 회장이, SGC그룹과 유니드 계열은 각각 이복영·화영 회장이 맡는 철저한 형제 경영 체제 답게 OCI의 1인자는 이수영 회장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이 회장의 지분은 배우자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장남 이우현 OCI 회장,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에게 상속됐다. 여기서 발생한 상속세는 약 2000억원 규모였다. 이우현 회장 일가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상속받은 지분을 일부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우현 회장과 이 관장, 김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5.04%, 1.89%, 0.83%로 하락했다. 세 인물의 지분율 합은 7.76%로 상속받은 지분 10.92%보다 3%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우현 회장과 김 이사장의 기보유 지분율도 각각 0.5%, 0.02%였다.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상속 전인 2017년 말 OCI 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78%이었다. 상속 직후에는 이 수치가 22.43%로 낮아졌다.

상속세 납부는 OCI의 최대주주가 가문 중 이수영 전 회장 쪽이 아닌 이화영 유니드 회장 쪽으로 옮겨가는 계기도 됐다. 상속 이후 OCI의 오너 일가 중 단일 인물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율 5.43%를 보유한 이화영 회장이었다. 현재도 OCI의 최대주주는 이화영 회장이다.


상속 이후 동일한 주주 구성을 이어갔던 OCI는 2022년 11월 지주사 전환을 발표했다. OCI를 인적분할해 OCI홀딩스와 OCI로 분할하고, 주주들의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인적분할 이후 이복영·화영 회장은 OCI 지분을 OCI홀딩스에 전량 현물출자했고, 이우현 회장 일가도 대부분의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이후 오너 일가의 OCI홀딩스 지분율은 고 이수영 전 회장 상속 이전으로 회복됐다. 작년 9월 말 OCI홀딩스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67%다. 이 전 회장 상속 전 특수관계인 지분율(28.78%)과 거의 비슷하다.


단일 주주로는 여전히 이화영 회장이 지분율 7.41%를 보유해 1대 주주다. 이화영 회장에 이어 이복영 회장이 7.37%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이우현 회장은 지분율 6.55%로 두 작은 아버지들보다 낮다. 김경자 이사장과 이지현 관장은 각각 1.01%, 2.39%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로 특수관계인의 최상위회사 지분율은 복구했지만 여전히 이우현 회장의 '1인 체제'가 확고해졌다고 보기는 애매한 구석이 있다. 단일 주주 기준 최대주주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화영 유니드 회장 쪽 인물인 황영민 부사장이 OCI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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