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동성 풍향계

OCI, 피앤오 인수로 '스페셜티' 업그레이드

포스코퓨처엠 보유 지분 51% 537억 인수, 상반기 말 현금 2737억 '여력 충분'

박기수 기자  2024-08-28 13:51:42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OCI가 피앤오케미칼을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 꼽힌다. OCI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된 OCI는 매년 현금흐름 창출과 외부 조달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축적해 왔다. 설립 후 적자를 기록 중인 피앤오케미칼은 OCI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2737억원이다. 작년 말 280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OCI는 작년 5월 2일 OCI가 OCI홀딩스와 OCI로 인적 분할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태양광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M을 비롯해 OCI와 디씨알이, OCI스페셜 등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는 지주회사로, OCI는 베이직·카본케미컬과 에너지솔루션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 회사로 역할을 분담했다.

인적 분할 과정에서 OCI는 상당 수준의 현금성자산을 분할 받았다. 2022년 9월 말 기준 분할 전 OCI의 현금성자산은 2793억원이었는데 이중 약 60%인 1669억원이 OCI에 이관됐다.

OCI는 분할 이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작년 분할 이후(5월 초)부터 연말까지 OCI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888억원, 57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9941억원, 720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의 경우 작년은 666억원, 올해 상반기는 333억원을 기록 중이다.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배경이다.

OCI는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53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피앤오케미칼은 OCI와 포스코퓨처엠이 세운 합작사로 OCI의 기존 지분율은 49%였다.

피앤오케미칼은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을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2022년 연 5만톤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 설비를 준공했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에는 이차전지 음극재 코팅소재인 고연화점 피치 생산 고장도 완공해 현재 시운전 중이다.

피앤오케미칼은 지금 당장 수익을 내는 기업은 아니다. 피앤오케미칼의 작년 매출은 418억원으로 2022년 131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피앤오케미칼은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에도 147억원의 손실을 냈다.

OCI 입장에서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다. OCI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OCI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해 실적 정상화는 물론 중장기 성장을 시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의 과산화수소는 OCI의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인 익산 공장과 연계가 가능하다. 이외 이번 지분 인수로 OCI는 반도체 및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첨단 소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