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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차장' 입사 후 14년, 경영권 승계 대의명분 '착착'

③태양광·S&C·방산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린 경력 조명

박기수 기자  2024-01-19 08:20:04

편집자주

지배구조는 곧 기업집단의 정체성이다. 지배구조는 큰 틀에서 기업활동의 동기가 되며 크고 작은 재무적 결정의 배경이 된다. 특히 '재벌'로 불리는 국내 오너 기업집단 문화에서 오너 1인, 혹은 가문을 위한 지배구조 확립 과정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THE CFO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변화 과정을 리뷰하며 기업이 뒀던 지배구조의 '한수'들을 되짚어본다. 이어 다양한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이 유력한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변화를 전망해본다.
기업의 승계를 논할 때 '소유권'이 아닌 '경영권'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의 의결권인 지분을 소유하는 것과 기업 내에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여겨지는 김동관 부회장은 2010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화그룹 내에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며 그룹을 이어갈 총수로서의 대의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THE CFO는 <더 거버넌스-한화그룹> 3편으로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본다. 단순히 그의 약력을 읊는 것이 아니라 그가 커리어를 쌓아오는 동안 한화그룹에 어떤 지배구조 변화가 있었는지 맞물려 살펴본다.

◇회장실 차장 입사, 그룹 미래 '태양광'에 즉시 투입

2006년 하버드대학교 정치학 학사를 졸업한 김동관 부회장은 이미 한화S&C의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2007년 말 한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두 동생(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의 지분율이 25%까지 상승해 현재의 50%·25%·25% 구도가 됐다. 또 2008년 한화S&C는 열병합 발전업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2년 뒤인 2010년 1월, 공군 장교를 전역한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그룹에 곧바로 입사했다. 소속은 한화 회장실이고 직급은 차장부터 시작했다. 그룹에 입사한 김 부회장은 곧바로 인터넷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올해 주요 이슈에 대해 김 부회장이 답한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됐다.

△출처: YouTube 채널 World Economic Forum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그룹 입사와 맞물려 한화그룹은 2000년대 후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무산 이후 신성장 동력으로 '태양광'을 선정했다. 2010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솔라홀딩스를 통해 중국 태양광 기업 한화솔라원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밸류체인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태양광과 김 부회장은 한화의 미래라는 교집합이 있었던 만큼 김 부회장은 이후부터 줄곧 그룹의 태양광 사업에서 커리어를 쌓는다. 한화솔라원 인수 이후 김 부회장은 곧바로 한화 회장실에서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임명되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간 김 부회장이 지분 50%를 들고 있던 한화S&C는 열병합 사업과 태양광 발전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늘렸다. 2011년 4월 한화와 한화케미칼과 함께 한화솔라에너지(훗날 한화큐셀코리아)를 설립했고 이듬해에는 2000년대 후반 진출한 열병합발전 자회사들을 서로 합병해 '한화에너지'를 탄생시켰다.

2012년 한화솔라원을 인수했던 한화솔라홀딩스는 독일 큐셀사도 인수했다. 김 부회장은 곧바로 큐셀의 전략마케팅실장(CSO)으로 투입됐다. 2013년 8월의 일이었다.

이듬해 2014년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으로 복귀했던 김 부회장은 당해 말 상무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의 상무 승진 소식이 울리기 전인 2014년 11월,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화학·방산업체를 인수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의 한화S&C도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빅딜의 주역으로 참여했다.

2010년 입사 이후 김 부회장은 '김 전무'로서의 기간이 제일 길었다. 상무 승진 1년 만인 2015년 말 전무로 승진한 김 부회장은 2019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약 4년 동안 전무로 지냈다.

그간 김 부회장과 얽혀있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화가 활발했다. 우선 2015년 한화솔라홀딩스가 인수했던 '한화솔라원'과 '큐셀'을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면서 '한화큐셀(Hanwha Q CELLS)'가 탄생했다

2017년 한화S&C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분리하고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또 한화S&C는 사명을 '에이치솔루션'으로 바꿨다.

2018년에도 매우 분주했다. 분리된 SI 사업 법인 '한화S&C'는 한화시스템과 합병됐고 모회사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이 서로 합병하면서 하나의 회사가 됐다. 또 한화 계열이었던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이 합병하면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라는 회사가 탄생했다. 이듬해 1월 김 부회장은 부사장 승진과 함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로 소속을 옮겼다.

◇2020년 기점, 태양광에서 그룹 전반으로 영향력 확장

2020년 1월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 법인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했던 때다. 이 시기와 맞물려 김동관 부회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태양광 외 그룹 전반의 이슈로 넓히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 1월 최상위회사 한화의 전략부문장과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동시에 맡기 시작했다.

2021년 3월에는 방산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 부임했다. 그리고 당해 8월 자회사 한화에너지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역흡수합병하면서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의 50% 주주가 됐다.

2022년 8월 김 부회장은 현 직급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또 작년 5월 한화그룹이 2000년대 후반 인수에 실패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품으면서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취임했다.

현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 최상위회사 한화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룹의 미래인 태양광 사업 일선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 부회장은 화학·에너지·방산 등 한화그룹 '현재'의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경영자로 거듭났다. 김 부회장은 1983년 10월 생으로 2024년 1월 기준 현재 만 40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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