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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OCI홀딩스, 안정적인 육각형…높은 자본효율성에도 '저평가'

255점 만점에 195점...이사회 다양성·독립성 준수

정명섭 기자  2024-11-08 15:06:2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작년 말 지주회사로 새출발한 OCI홀딩스는 이사회에도 큰 변화를 줬다.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 영입해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법률과 회계, 재무 외에 그룹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제약·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OCI홀딩스는 높은 자본효율성에도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전체 사업군에서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태양광 사업만 시장의 주목을 받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주사 출범 후 이사회 다양성·독립성 강화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OCI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95점을 획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OCI홀딩스 이사회 평가지표 차트

OCI홀딩스는 6대 지표의 각 평균 점수가 4점 안팎을 기록해 준수한 육각형을 그렸다. 먼저 구성 항목은 5점 만점에 평균 4점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으나 올해부터 이를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안미정 사외이사(특허법인 이룸리온 대표변리사)다. 안 이사는 OCI그룹 내 첫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 중 4개 위원회의 의장을 사외이사로 둔 점도 독립성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돼 높은 점수를 받았다.

BSM 분석을 보면 4명의 사외이사는 법률과 회계, 재무, 바이오 분야에서 경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사외이사 중 안 이사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미생물학과 석사와 시카고 러시의과대 면역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제약바이오·의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참여도 항목은 평균 4.1점이다. OCI홀딩스는 공시대상기간(2023년 1~12월)에 정기 이사회 11회, 임시 이사회 1회를 개최했다. 5점 만점 기준인 '연 12회 이상'에 부합했다. 이사들의 평균 출석률은 95%(정기 이사회 기준)로 준수했다. 다만 평균 안건통지-개최간 기간이 '3~4일'인 점은 감점 요인이었다.

견제기능은 평균 3.9점이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린 횟수는 '제로(0)'였다. 이사회의 주주가치 제고 성과를 보수에 반영하지 않은 점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보접근성은 평균 4.2점으로 전체 항목 중 평점이 가장 높았다. 이사회의 의안 반대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문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의 평균 점수는 3.9점이다. 이사회 평가 결과를 별도 공시하지 않은 점, 평가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수한 자본효율성, 주가는 저평가 '이례적'

경영성과의 평균 점수는 3.5점으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낮았다. 발목을 잡은 건 주가였다. 지난해 KRX300 소속 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38배, 주가수익률(PER)은 25.74배였으나 OCI홀딩스의 PBR은 0.64배, PER은 2.87배였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것으로 장부상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1배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접을 때보다도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반대로 자본효율성 평가 점수는 높았다. 지난해 KRX300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2%였으나 OCI홀딩스는 18.69%였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자본효율성이 높으면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OCI홀딩스의 저평가는 이례적이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OCI그룹 사업에서 태양광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보니 화학사업군이 제대로 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취급 품목이 너무 많다는 점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사업구조와 예상실적 분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OCI홀딩스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우수했다. 작년 말 기준 OCI홀딩스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56.16%, 0.2배였다. 같은 기간 KRX300 기업의 부채비율 평균은 96.16%, 순차입금/EBITDA는 1.12배였다. 이자보상배율은 37.8배로 KPX300 기업 평균(9.72배)을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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