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

야놀자, '상장 선결과제' 이익률 개선…공략처는

③인터파크 인수 반작용 '영업비용 급증', 지급수수료·임직원보상 제어 과제

박동우 기자  2023-04-18 15:35:19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미국 나스닥 입성을 갈망하는 야놀자는 시장 트렌드에 부합해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터파크 등을 인수했지만 반작용으로 영업비용이 대폭 늘면서 2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1%대'로 추락했다.

수익성이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과제를 상장하기 전까지 풀어야한다. △지급수수료 △임직원 보상 등이 이익률을 개선할 공략처다. 고객 유치를 염두에 두고 계열사에 주는 금액, 사내 인력에게 돌아가는 인건비 등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제어하는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수익성 향상 흐름 2022년 '제동'

야놀자 경영진은 자본시장에서 투자 매력을 확보하려면 '영업 흑자 실현'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상장을 노리는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을 어필하는 만큼 다른 요소로 차별화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속적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2018년 이래 야놀자는 숙박 예약을 위시한 플랫폼 사업의 확대에 힘입어 점차 수익성을 개선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018년 -13.8% △2019년 -5.5% △2020년 4.8% 등으로 우상향한 대목이 방증한다. 특히 2021년에는 매출의 17.5%에 이르는 577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같은해 순이익 역시 470억원으로 매출과 견줘보면 14.2% 규모였다.

수익성을 향상하는 흐름은 오랫동안 이어지지 못했고 지난해 경고음이 울렸다. 영업수익(매출)이 604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비용은 5984억원으로 2021년(2725억원)보다 119.6% 가까이 불어났다. 자연스레 이익률이 1%대로 추락했다.


영업비용이 급격히 불어난 데는 최근 2년새 잇달아 기업을 인수하면서 연결대상 회사가 늘어난 여파가 작용했다. 야놀자는 2021년 하반기에 1000억원을 투입해 맞춤형 광고 제시 알고리즘 개발사 데이블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2940억원을 들여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사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고객 풀(pool)을 늘리는 취지에서 계열사들에 주는 금액인 지급수수료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1654억원이 발생했는데 2021년 616억원과 견줘보면 2.6배 넘게 많다. 증가율 역시 168.5%로 201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인터파크가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여행상품·항공권·공연 예약 플랫폼'이 야놀자 본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지급수수료 지출 확대로 이어졌다.


◇'숙박권·항공권' 선매입도 예의주시

'종업원급여' 역시 비용 제어에 발목을 잡았다.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주식보상비용 등을 포함하는 금액이다. 2022년에 집행한 종업원급여는 1972억원으로 2019년(394억원)과 견줘보면 3년새 5배 늘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112%로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새롭게 계열사로 편입된 인터파크 등의 임직원 인건비를 인식한 대목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인터파크의 연결기준 급여는 445억원으로 나타났다. 테크 기업들의 인재 유치 경쟁과 맞물려 야놀자 본사의 인력 보상 비용도 늘어났다. 2022년 별도 기준 종업원급여가 1008억원이었는데 2021년 801억원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인터파크 인수에 따른 영향은 재고자산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재고자산 장부금액이 2021년 말 38억원에서 지난해 말 79억원으로 1년새 2배 이상 늘었다. 매출원가로 인식한 재고자산 역시 2019년 이래 2021년까지 줄곧 400억원대였으나 2022년에 775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계열사로 편입된 인터파크가 앞으로 판매를 염두에 두고 항공권과 숙박업소 객실 이용권 등을 미리 사들였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업황이 회복될 거라는 전망도 재고자산 확대를 좌우했다.

선매입 행위는 저렴한 값을 치르고 상품을 확보하는 이점을 갖췄다. 다만 소비 수요를 예측키 어려운 만큼 쌓아둔 물량이 제때 팔리지 못하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에 대응해 계상하는 평가충당금은 2021년 말 1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억원으로 늘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