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석 야놀자클라우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무게추가 달라졌다. 기존에는 겸직 직책인 야놀자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에 주력했으나 최근에는 야놀자클라우드 관련 직무 수행에 집중하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가 순손실을 이어가자 최찬석 CFO가 회사 수익성을 회복하는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다. 회사 경영 성과가 야놀자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최 CFO는 '경영효율화' 기조를 내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미래수익 창출' 염두에 둔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는 야놀자 경영진이 미래 수익원 창출을 염두에 두고 설립한 자회사다. 경영 컨설팅 전문 기업이었던 싱가포르 법인을 2021년에 지금의 '야놀자클라우드'로 재편했다. 객실 관리 솔루션(PMS)을 개발해 호텔 등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솔루션을 공급해왔는데 고객사들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대가로 정기 지불하는 이용료가 야놀자클라우드의 핵심 수익이다. 통상적으로 한번 계약을 체결하면 일정한 기간 동안 구독을 유지하기 때문에 야놀자 경영진은 야놀자클라우드가 연결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데 기여할 거라고 판단했다.
사세 확장을 염두에 두고 야놀자는 매입했던 회사 지분을 야놀자클라우드로 넘기는 조치도 단행했다. 데이블 주식을 야놀자클라우드에 양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데이블은 사용자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한 업체로 야놀자가 2021년 하반기에 1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기대에 부응해 야놀자클라우드의 매출은 2021년 3억원에서 지난해 298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이익 실현이 여의치 않았고 2021년 3000만원, 2022년 8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마찬가지였다. 2022년 같은 기간과 견줘 영업수익이 71억원에서 179억원으로 2.5배 넘게 불어났지만 순손실 규모가 마이너스(-) 20억원에서 -33억원으로 확대됐다.
야놀자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졌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채택하면서 연결기준 매출은 늘어났지만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손실이 1209억원을 시현한 대목이 방증한다. 2023년 상반기에는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0.3%로 나타났는데 전년동기(5%) 대비 4.7%포인트 낮아진 수치였다.
◇중복사업 일원화, 인력조정 '비용절감책' 도출 연결기준 실적 악화를 계기로 자회사들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는 과제가 부상했다. 야놀자클라우드 역시 예외 없이 '경영 효율화' 기조가 적용됐다. 자연스레 회사 자금 유출입을 총괄 제어하는 최찬석 야놀자클라우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강조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최찬석 CFO의 커리어 면면에는 '투자'라는 열쇳말이 관통해왔다. 2000년대 초반 KTB네트워크 심사역으로 일한 대목이 방증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인터넷·모바일 영역에 포진한 기업들을 분석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2016년에 넷마블 투자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회사의 M&A 전략을 수립하는데 관여했다. 2021년 야놀자에 영입된 이래 △인터파크(항공권·공연티켓 예약 플랫폼 운영사) △GGT(B2B 여행솔루션 기업) 등의 굵직한 기업 인수를 성사한 주역으로 활약했다.
줄곧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에 집중하다가 올해 4월 이후 야놀자클라우드 재무를 총괄하는 역할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최 CFO가 회사의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조타수로 나서면서 사업·인적자원 등에 변화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조치가 '중복 사업의 일원화'였다. 호텔운영관리시스템(PMS) 사업을 계열사인 산하정보기술로 이관했다. 채널관리시스템(CMS) 사업은 피인수기업 GGT로 넘기는 조치를 단행했다.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도출됐다. △계열사 발령 △퇴직 △야놀자로 전환 배치 등의 선택지를 부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최찬석 야놀자 CIO는 2021년 합류를 계기로 야놀자클라우드 CFO도 함께 겸직해왔다"며 "그동안 기관 투자 유치나 기업 인수 등 CIO로서 업무에 매진하다가 올해 4월부터는 야놀자클라우드 CFO 직무 수행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