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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CFO 합류로 '글로벌 증시입성' 목표 힘싣나

이브라힘 前 NYSE 본부장 영입, '경영투명성·주주친화' 과업제시

박동우 기자  2023-12-05 13:43:29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알렉산더 이브라힘(Alexandre Ibrahim) 전 뉴욕증권거래소(NYSE) 본부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신임 재무총괄임원의 합류를 계기로 '글로벌 증시 입성' 목표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이브라힘 CFO 부임과 맞물려 '경영 투명성'과 '주주 친화'라는 슬로건이 제시됐다.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만큼 회계·내부통제를 선진화하려는 취지다. 기관투자자들이 포진한 주주 구성을 감안해 상장 시나리오가 구체화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커리어 관통하는 키워드 'IPO'

기존에 회사 재무를 책임지던 배보찬 대표는 그룹 경영과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다. 배 대표는 2014년 야놀자에 합류한 이래 올해까지 9년여 동안 CFO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브라힘 신임 CFO는 1990년대 브라질 가마필호(Gama Filho) 공과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바루크칼리지(Baruch College)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99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사하며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뗐다.

2000년대 뉴욕증권거래소에 몸담으며 라틴아메리카 권역에 포진한 기업들의 상장 실무를 지원하는데 집중했다. 이후 2009년 미주 권역 자본시장 사무를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이래 지난해까지 해외자본시장본부장 직책을 맡으면서 세계 각지에 자리잡은 유망기업을 거래소 상장사로 유치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아시아·아메리카에서 활약하는 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총괄했다.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쿠팡을 필두로 △브라질 핀테크 회사 '누뱅크' △중국 차량공유 기업 '디디' △캐나다 화물 운송 업체 'TFI인터내셔널'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회사 'SEA' 등이 이브라힘 CFO의 조력을 거쳐 뉴욕증시에 입성했다.

야놀자가 이브라힘 CFO를 발탁하는데 상장 성사 경험이 두텁고 한국 기업에 친화적인 태도를 드러난 대목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본부장 재직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한국의 혁신기업을 위해 거래소는 문을 열어놨다"고 밝힌 대목이 방증한다.

기관투자자와 밀접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점 역시 우호적 요인이었다. 이브라힘 CFO는 올해 6월 카탈리스트 펀드(Catalyst Fund)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탈 인데버(Endeavor)에 합류했다. 비상근 멘토를 지내면서 글로벌 신생기업 창업자들을 겨냥해 경영 자문을 하는데 힘썼다.

◇해외사업 확장, 회계·내부통제 '선진화' 대두

이브라힘 CFO의 향후 역할에 대해 야놀자는 "최고재무책임자로서 야놀자가 글로벌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주 친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키워드는 '주주 친화'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주식 24.99%를 소유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Ⅱ, 싱가포르투자청 계열사 'APFIN INVESTMENT'(지분율 7.6%) 등이 야놀자의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Ⅱ는 2021년에 2조원을 집행해 지분을 확보했고 싱가포르투자청은 2019년 당시 자금을 납입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원활한 자금 회수를 견인할 방안으로 오랫동안 IPO를 주목한 만큼 CFO 영입과 맞물려 증시 상장 구상 실행이 진전될지 관심이 쏠린다. 2021년 당시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에 입성하는 시나리오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경기 후퇴 국면을 거치면서 기업가치가 10조원에서 4조~5조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상향이 최대 관건이다.

기업가치 회복과 매출처 다변화 취지에서 야놀자는 그동안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공들였다. 올 5월에는 계열사 야놀자클라우드를 앞세워 기업간거래(B2B) 여행 솔루션에 특화된 이스라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하는 결실도 얻었다.

사업이 해외로 계속 넓어지면서 회계·내부통제 등의 체계를 영미권 선진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제가 대두됐다. 경영진이 이브라힘 CFO에게 '경영 투명성 확보' 과업을 제시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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