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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경영 강화한 금호석화, '주주권익' 보호는 미완

③2년 새 이사회 산하 위원회 2개 → 6개로 증가

이호준 기자  2022-11-01 16:15:5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2년간 '변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과감한 주주친화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주주권익 보고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사회 내에 설치된 6개의 위원회 등을 감안하면 경쟁사들과 견줘서도 규모나 체계 면에서는 앞서간다고 할 만한 수준이다. 또한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건도 계속해서 검토 중이다.

◇규모 면에서 동종 업계 내 최다 위원회 보유

금호석화는 2021년 경영권 분쟁 이후 3월에 열렸던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설치 건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지 금호석화는 박찬구 회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를 갖추고 있었다. 구성에서도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만을 갖추고 있었다.

의무가 아닌 이사회 위원회 설치를 자발적으로 진행한 셈이다. 통상 이사회 조직의 세분화는 주주권익과 맞닿아 있다.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이 각 위원회에서 사전에 심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의 경우 이사회 산하에 설치된 위원회 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율은 100%다. ESG위원회도 과반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경영감시를 통해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동종 업계의 상황과 비교하면 일련의 변화가 가속화된 흐름을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현재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등 네 곳의 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더해 다섯 곳의 위원회를 갖췄다. 금호석화의 이사회보다 선진화된 외형을 갖췄던 회사들이지만 불과 1년 만에 규모(위원회 6곳) 면에서 뒤지게 됐다.

(출처: 사업보고서, 2022년 6월 말 기준)

◇'안건 보고' 넘어 '안건 가결'의 역할 진행

이제 눈에 들어오는 지점은 이사회의 외형 확대를 넘어 현재 각 위원회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주주들의 편의를 위한 장치는 마련해 두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일단 6개의 위원회는 심의기구로서의 역할을 계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SG위원회는 지난해 설치 이후 현재까지 모두 다섯 차례 열렸다. 구성원 5명의 출석률은 모두 100%다. 보상위원회와 경영위원회의 경우에도 각각 세 차례 일곱 차례 열렸다. 세 위원회의 경우 단순히 '안건 보고'를 넘어 '안건 가결'에까지 역할이 미쳤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관련 내용을 사전에 심의·의결하는 조직인 내부거래위원회가 미운영 상태다. 지난해 초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 선임(이정미 사외이사) 건을 제외하고는 올 3분기까지 '가결'에 이른 활동은 아직 없다.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 통지를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이사회의 독립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이사회 이장과 대표이사 분리'도 이행되지 않았다. '이사회 이장과 대표이사 분리'와 '전자투표 실시'의 경우 올해 박철완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내부거래위원회는 12월에 소집이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 건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과제 중 하나로 지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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