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꿈쩍도 하지 않던 금호석화의 ESG등급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A등급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낸 데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로부터 등급 상향을 이끌어 냈다.
최근 환경투자 금액을 늘리고 안전관리에 힘쓰는 등 ESG경영을 가속화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달 금호석화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며 지배구조(G) 고도화 정책도 이어갔다. 올해 추가적인 등급 개선의 기대감이 감지된다.
◇2018년 이후 처음...개선 노력 통했다
이번달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금호석화의 ESG등급을 전년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인 BB등급으로 평가했다. BB등급은 전체 7단계 중 5번째 등급으로, 평가 대상 64개 화학사 가운데 중간 수준이다.
MSCI가 금호석화의 ESG등급을 상향 조정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까지 줄곧 B등급을 유지해왔다. B등급은 SK이노베이션(A)이나 롯데케미칼(BBB) 등 MSCI 지수에 편입된 국내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해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경쟁사 따라잡기는 아직이지만 일단 글로벌 평정기관의 시선을 돌려놨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다. 세부 평가를 보면 MSCI는 금호석화의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중 어느 곳도 지체(Laggard)됐다고 평가하지 않았다.
또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고 유독성 물질 배출 및 폐기물(Toxic Emissions & Waste)와 친환경 기술력(Opportunities in Clean tech) 등 주로 환경 항목에 대해선 평균적인 점수를 얻었다.
금호석화가 ESG에 본격적으로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이 2021년쯤의 일이다. 개선 속도가 빠르고 낙제점을 받은 항목이 없는 만큼 추가 상향도 노려볼 만하다. 회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ESG경영 선진화를 위해 주요 과제들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환경(E) 분야 개선해야 등급 상향 보인다
일단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곳은 환경(E) 분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ESG통합등급 A를 부여받은 바 있다. 환경(E) 분야 역시 전년에 비해 한 단계 상향된 B+등급을 받았지만 각 항목 중 유일한 B등급 계열이다.
금호석화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 중에서도 독특하게 본업에 충실하고 있다. 수소·2차전지 등 친환경 분야로 방향키를 든 많은 회사들과 대비된다. 철강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 번째로 많은 업종 특성상 등급 개선에 더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금호석화는 지난해 6월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로드맵을 밝혔다. 에너지 전환과 발전 에너지 효율화에 목표를 두고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의 29% 감축을 선언했다. 회사가 공언한 탄소중립 성장의 원년은 2035년이다.
주력 제품의 '친환경화'도 병행해 나간다. 의료용 니트릴 장갑 원료인 합성고무 NB라텍스의 친환경성을 강화하기 위해 천연 소재 원료를 사용하는 NB라텍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2025년까지 재활용스티렌(RSM) 제조사업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다.
사회(S)와 지배구조(G) 항목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최근 기술기획본부 산하 안전환경팀을 대표이사 직속의 조직으로 격상했고, 지난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며 거버넌스 고도화를 이어갔다. 두 항목 모두 KCGS의 A를 받았다.
ESG등급 항배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지난달 금호석화는 국내 주요 기업 중 ESG경영이 우수한 상위 50여개 기업만이 속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 지수에 편입된 바 있다. 당시 박찬구 회장(사진)은 "꾸준한 노력이 결실로 돌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는 ESG영역별 주요 과제를 구체화해 미래 성장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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