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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최정우 회장과 오랜 인연 주목

'대우 출신' 첫 그룹 CFO...과거 포스코·포스코인터에서 최 회장과 장기간 함께 근무

양도웅 기자  2023-01-18 15:27:19
포스코홀딩스의 새로운 경영전략팀장인 정기섭 사장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우 출신'과 '최정우 회장과 인연'이다. 경영전략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자리로 재무와 회계뿐 아니라 신사업 발굴 업무도 책임진다.

위상도 높은 편이다. 전임자인 전중선 사장도 최정우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 회장도 CFO 출신으로 회장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월드스틸다이내믹스 선정) 그룹을 6년째 이끌고 있다.

196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기섭 사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포스코가 아닌 대우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외부 출신 CFO가 정 사장인 셈이다. 1985년 대우중공업(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및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이후 1996년 대우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겼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로 2010년 포스코홀딩스에 인수됐다.

2009년 대우인터내셔널일 때 상무로 승진한 정 사장은 이 시기엔 주로 해외에서 경력을 쌓았다. 상무로 진급했을 때 직책도 우즈베키스탄면방법인 대표였고, 포스코홀딩스에 인수됐을 무렵 직책도 페르가나면방법인 대표였다.

우즈베키스탄과 대우인터내셔널은 돈독한 관계였다. 과거 소련 해체로 독립한 이후 산업 육성이 절실했던 시기에 손을 내민 게 대우인터내셔널이었다. 돈독한 관계의 국가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대표할 정도로 정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에서도 인정받는 임원이었던 셈이다.


(출처=각 사 사업보고서)

이러한 이력 때문에 정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홀딩스에 인수된 이듬해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약 2년간 해외관리팀장으로 해외 사업 전반을 챙겼다. 이후 2014년 경영기획실장에 선임되면서 CFO로 가는 코스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포스코그룹은 전통적으로 CFO가 재무뿐 아니라 기획 업무도 맡는다.

여기에서 최정우 회장과의 3년 넘게 이어진 동고동락이 시작됐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 기획재무부문장으로 재무회계실과 정 사장이 책임지던 경영기획실 등을 총괄했다. 정 사장의 직속 상사가 최 회장이었다.

2015년 최 회장이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실장으로 옮겼을 때 정 사장도 포스코홀딩스 재무위원으로 옮겼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여간 최 회장은 가치경영센터장으로, 정 사장은 가치경영센터 산하의 국내사업관리실장으로 근무하며 둘은 계속 상하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최 회장이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았을 때 가치경영센터 경영전략실장을 지냈던 임원 중 한 명이 전중선 사장이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은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낸 시기에 훗날 자신과 함께 그룹을 이끌 공동 대표이사이자 CFO 2명을 낙점한 셈이다.



이후 2018년 2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5개월 만에 그룹 회장에 오르고, 비슷한 시기 정 사장은 포스코에너지(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 기획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3년 넘게 이어진 둘의 동고동락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최 회장이 전중선 사장 대신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로 있던 정 사장을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으로 불러들이면서 약 5년 만에 둘은 다시 호흡을 맞춘다. 이번엔 CEO와 CFO로다. 최 회장은 CFO 역할을 하는 임원엔 본인이 직접 경험해본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사장은 전임자인 전 사장에 이어 공동 대표이사에 추천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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