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정기섭 현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낙점했다. 전중선 사장이 겸직해온 경영전략팀장 자리를 물려 받는다. '경영전략'이라는 직위에 걸맞게 재무관리와 경영전략 등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정 팀장의 포스코그룹 내 입지도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정기섭 신임 팀장은 그룹사의 재무 담당 임원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내 사업현장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해 그룹 차원의 위기관리와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영전략팀장은 그룹의 전략과 재무관리를 총괄하는 CFO의 역할로 포스코 그룹 내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다. 계열사 대표를 포함하면 6명의 인물이 CFO를 거쳐 수장에 올랐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부터 CFO 출신이다. 전중선 사장도 포스코 전략위원과 경영전략실장 등을 거쳐 CFO 자리를 겸직하게 됐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은 CFO 자리를 사장이나 부사장, 전무급으로 채우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에서는 전중선 사장이 경영전략팀장을 겸직해 왔다. 포스코는 윤덕일 부사장이 경영기획본부장을 겸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노민용 부사장이 경영기획본부장으로서, 이전혁 포스코에너지 부사장도 기획지원본부장으로서 CFO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기섭 사장이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거쳐온 만큼 그룹 CFO 등극도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정기섭 사장은 196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3년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 2016년 포스코 국내사업관리실장, 2018년 포스코에너지 기획지원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포스코에너지를 이끌어 왔다.
포스코그룹 CFO들이 거쳐온 가치경영센터 출신이기도 하다. 2017년 가치경영센터 국내사업관리실장에 임명된 바 있다. 가치경영센터는 전략기획본부의 전신이다. 최정우 회장이 1대 가치경영센터장, 전중선 사장이 2대 가치경영센터장을 거쳤다. 노민용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사장과 윤덕일 포스코 부사장 등도 가치경영센터에서 재무실장을 지냈다.
앞으로 정 팀장은 포스코홀딩스의 경영 전략과 재무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포스코홀딩스가 그룹의 지주사인 만큼 정 팀장이 포스코그룹의 경영전략 지휘봉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사업 발굴부터 분기별 기업설명회 주관까지 정 팀장의 소관이 됐다.
급한 불은 포스코 포항 제철소 침수 피해에 따른 손실 보전 등이다. 9월 발생한 사고 이후 3달여 만에 대부분의 복구가 완료된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도금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등 정상화되지 않은 구간이 남았고 손실 추정금액이 2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은 부담요소다.
한편 정 사장이 차기 경영전략팀장에 오르며 전중선 사장은 CFO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취임 4년 만이다. 2018년부터 2월까지 포스코 CFO직을, 3월부터는 포스코홀딩스 CFO를 맡아왔다.
전 사장의 대표 연임 여부는 1월 후속인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포스코그룹 대표들의 임기는 3월까지로 1월 주주총회 등을 거쳐 유임 여부 등이 확정될 것으로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