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조기상환한다. 약 한 달 전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빌렸던 대여금은 상환했고 기타 계열사들로부터 빌렸던 대여금도 선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자칫 커질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가 그룹 전반에 퍼지지 않도록 사전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빌렸던 대여금 3000억원을 최근 모두 상환했다. 올해 11월 9일 롯데정밀화학은 만기 3개월에 이자율 7.65%로 롯데건설에 운영자금을 대여했던 바 있다.
롯데건설은 정밀화학 외 롯데케미칼과 우리홈쇼핑으로부터 빌렸던 대여금도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10월 20일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이자율 6.39%), 11월 10일 우리홈쇼핑으로부터 1000억원(이자율 7.65%)을 3개월 만기로 빌렸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상환했다"라면서 "롯데케미칼과 우리홈쇼핑 대여금 역시 조기 상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계열사에 도움을 요청했던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에 경색이 찾아오면서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둔화했기 때문이었다.
롯데건설의 조기상환으로 금전을 대여해줬던 일부 계열사들은 롯데건설 관련 리스크를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는데 2조7000억원을 소요하는 과정에서 롯데건설로 대규모 자금을 대여해 유동성 압박을 받아왔다.
계열사로의 조기상환이 이뤄졌지만 사업으로 인해 창출된 현금이 아닌 다른 대출금이라는 점에서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가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계열사로부터 받은 대여금 외 일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본사 사옥을 담보로 3000억원을, 하나은행·SC제일은행으로부터 각각 2000억원·1500억원을 대출하는 등 해결해야 할 채무 관계가 남아있다.
업계는 1차 관건으로 내년 1월 초 실시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일반분양 계약을 꼽는다. 둔촌주공 사업이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업계는 실제 계약률이 내년 건설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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