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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의 유동성 분기점, 2022년 계열사 투자·지원

미니스톱 인수, 바이오·케미칼 증자…배당처 '롯데케미칼' 부진

원충희 기자  2024-11-22 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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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롯데지주는 주력 계열사로부터 배당 등의 자원을 거둬들여 신사업이나 어려운 계열사를 지원하는데 썼다. 다만 화수분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의 현금창출력이 저하됨에 따라 롯데지주 역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신사업과 계열사 투자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시기는 2022년이다. 롯데칠성음료 우선주 매입, 미니스톱 지분 인수를 위한 코리아세븐 유상증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등에 돈 쓸 일이 많았다.

◇롯데지주, 2022년에 종속·관기기업 투자 최대

롯데지주는 한국 롯데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이면 자본재분배 역할을 맡고 있는 회사다. 우량 자회사로부터 배당 등으로 현금을 끌어와 신사업 또는 어려운 계열사를 지원하는 업무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 현금여력을 가져야 한다.

화수분 역할을 하던 곳은 롯데케미칼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1470억원의 롯데지주 배당금 수익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728억원이다. 다만 롯데지주가 계열사 투자 지원에 쏟아붓은 돈은 이를 훨씬 넘어섰다.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주식 취득 규모를 보면 2020년 2640억원에서 2021년 3728억원으로 늘더니 2022년 699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작년 말에는 4141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2022년 롯데지주는 지분 매입이나 유상증자 등 투자에 돈 쓸 일이 많았다. 이사회 안건을 보면 그 해 1월 롯데칠성음료 우선주 지분 매입이 있었고 또 한국 미니스톱 지분매입 승인 건이 있었다. 이는 정기주주총회가 끝나고 이사회가 정비된 후인 4월 이사회에 올라간 코리아세븐 유상증자와 연결된다.

그 해 7월에는 이노션 지분 매입 건, 10월에는 베트남 롯데리아 유상증자 참여와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롯데자이언츠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가 이사회에 상정됐다. 바이오 등 신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의 지원, 재무상태 개선, 지배력 강화 등 여러 목적의 지분 투자가 다수 있었다.

◇차입급 급증에 현금창출력 약화 겹쳐

롯데지주는 당시 코리아세븐 유상증자에 3984억원을,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1685억원,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3011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주식 취득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다.

이 탓에 빚은 점점 늘었다. 롯데지주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말 1조7643억원에서 2021년 말 2조2084억원, 2022년 말 3조54억원, 2023년 말 3조4046억원으로 계속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9.8배에서 17.4배, 18.6배, 26.6배로 늘었다. 현재 쌓인 순차입금 규모가 EBITDA의 26배에 이른다는 뜻이다.


당시 롯데지주 이사회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고정욱 재무혁신실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김해경 전 KB신용정보 대표,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창수 전 중앙대학교 총장 등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었다.

이들은 2022년 이사회에 상정된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도 사내이사로 있었지만 그는 12월 18일부로 중도 사임했다. 때문에 12월에 열린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안건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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