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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유동성 리스크

박기수 기자  2023-06-16 14:04:55

목차

1. 배경

2. 발단

2.1. 레고랜드 사태

2.2. 초대형 우발채무 조명

3. 조달 비상등

3.1. 2000억원 유상증자

3.2.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 대여

3.3.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원 대여

3.4. 우리홈쇼핑으로부터 1000억원 대여

3.5. 사옥 담보 3000억원 대출

3.6. 금융권 3500억원 차입, 롯데물산 자금보충약정

3.7. 롯데물산 추가 자금보충약정

4. 파장

4.1.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변경

4.2.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4.3.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지분 매각

4.4. 하석주 사장 사의, 박현철 신임 대표 선임

5. 경과

5.1. 시장 상황 안정화 속 차환 재개

5.2.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

5.3. 메리츠금융그룹 1.5조 투자협약 체결

5.4. 둔촌주공 분양 흥행

5.5. 실적 회복세

5.6. PF펀드 2.4조 확대 추진

최초 문서 작성일 : 2022년 12월 8일
최신 업데이트 : 2024년 1월 22일




1. 배경접기


롯데건설 유동성 리스크는 2022년 자본시장 전체에 불거진 유동성 부족 문제와 연관이 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고 최근 과열됐던 국내 부동산 경기도 침체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자본시장에서는 국내 기준 최고 신용등급군에 속하는 한전채와 은행채들이 대량 발행돼 기관들의 자금을 모두 흡수하기도 했다.



2.1. 레고랜드 사태접기


2022년 9월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강원도가 설립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신청을 발표했다.

2020년 레고랜드는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2050억원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조달하고 이 ABCP에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다. 쉽게 말해 레고랜드가 2050억원을 갚지 못할 경우 강원도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한 것인데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강원도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이를 이행하지 않고 회생신청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최고 신용등급인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ABCP도 상환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ABCP를 비롯한 단기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되기 시작했다. 이 파장은 단기자금시장을 넘어 일반 채권시장까지 퍼졌다.

2.2. 초대형 우발채무 조명접기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건설사 중 보유 PF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컸던 롯데건설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2022년 10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7000억원이다. 이중 2022년 말까지 약 3조1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됐다. 원활한 차환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에 자금시장 경색이 찾아온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에 금융시장 경색 하 건설사의 유동성 대응력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리포트를 냈다.



3. 조달 비상등접기



3.1. 2000억원 유상증자접기


롯데건설이 10월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00억원(총 171만4634주, 주당 액면가액 5000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 유상증자에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약 876억원을, 호텔롯데는 861억원을 출자했다. 롯데알미늄도 199억원을 출자했다.

롯데건설 유상증자는 롯데건설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트리거로 여겨진다. 실제 레고랜드 사태 이후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장인 서울 둔촌 주공아파트의 PF가 2022년 10월 21일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차환하지 못하면서 건설사인 현대·대우·HDC현산·롯데건설이 이를 떠안게 됐다. 롯데건설 유상증자도 이 때문에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3.2.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 대여접기


유상증자를 의결한 이틀 뒤인 2022년 10월 20일,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바로 대여계약이 체결됐다. 차입 기간은 3개월(만기 2023년 1월 18일)이며 이자율은 6.39%로 책정됐다.

2023년 1월 6일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로부터 대여한 대여금 500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3.3.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원 대여접기


2022년 11월 8일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원의 대여금을 차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다음 날인 9일 대여계약이 체결됐다. 만기는 롯데케미칼 대여금과 같이 3개월(만기 2023년 2월 8일)이며 이자율은 7.65%이다.

2022년 12월 15일 롯데건설은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대여한 대여금 300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3.4. 우리홈쇼핑으로부터 1000억원 대여접기


2022년 11월 3일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우리홈쇼핑(2022년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의 53.49% 자회사)으로부터 1000억원의 대여금을 차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11월 10일 계약이 체결됐다. 만기는 3개월(2023년 2월 9일 상환)이며 이자율은 7.65%다. 10월 20일 유상증자 이후 우리홈쇼핑으로부터 차입까지 롯데건설은 약 3주 만에 1조1000억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했다.

2022년 12월 19일 롯데건설은 우리홈쇼핑으로부터 대여한 대여금 1000억원을 조기상환했다.

3.5. 사옥 담보 3000억원 대출접기


2022년 11월 초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담보로 일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통상 대출금의 110~120%로 설정되는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은 3613억원으로 실제 대출금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3.6. 금융권 3500억원 차입, 롯데물산 자금보충약정접기


2022년 11월 18일 롯데건설이 하나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SC제일은행으로부터 1500억원을 차입했다. 여기에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2022년 말 기준 롯데물산의 주주 구성은 일본 롯데홀딩스(60.10%), 호텔롯데(32.83%), L제3투자회사(5.25%),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82%)이다.]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이는 롯데건설이 금융기관에 대출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 롯데물산이 롯데건설에 부족한 자금을 보충한다는 내용이다. 롯데건설의 자금보충한도는 하나은행 대출의 경우 2400억원(차입액의 120%), SC제일은행의 경우 1800억원(차입액의 120%)이다.

3.7. 롯데물산 추가 자금보충약정접기


롯데물산은 2022년 11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건설이 케이비그린에너지제일차 유한회사와 체결한 여신거래약정(1000억원)에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12월 7일 롯데물산은 차입액 1000억원 중 110%인 1100억원의 자금보충한도액을 설정했다. 11월 중순 하나은행·SC제일은행 차입 건에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한 이후 두 번째다.


4.1.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변경접기


2022년 11월 10일 한국신용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제58-3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또한 롯데지주 통합기준신용도 산출 핵심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 변경에 따라 롯데지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변경했다. 이어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변경했다.

11월 16일 NICE신용평가는 수시 및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렌탈(AA-), 롯데캐피탈(AA-),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어 17일 한국기업평가 역시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롯데물산(AA-)·롯데캐피탈·롯데렌탈·롯데오토리스(A)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 전망 조정의 요인이 100% 롯데건설 유동성 리스크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쇄 신용등급 전망 하락의 요인은 그룹 핵심인 롯데케미칼의 전망 변경에 따른 것이며, 이는 곧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석유화학업계 불황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발생에 있다. 다만 이 와중에 롯데건설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면서 등급 전망 하락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4.2.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접기


롯데케미칼은 2022년 11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롯데케미칼은 확보 자금 중 5000억원은 에틸렌 원료인 나프타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고, 6050억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총 2조7000억원)를 단행할 때 자체 보유 현금과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건설 지원 등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주주인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일본 롯데홀딩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지분율대로 모두 참여할 경우 롯데지주는 2828억원의 현금을 수혈해야 한다. 롯데물산과 일본 롯데홀딩스도 각각 2210억원, 1028억원의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4.3.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지분 매각접기


2022년 11월 16일 호텔롯데가 보유 중이었던 롯데칠성음료 주식 27만3450주를 총 362억원에 매각했다. 업계는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의 주요 주주로서 롯데건설 지원에 나선 호텔롯데 역시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4.4. 하석주 사장 사의, 박현철 신임 대표 선임접기


2022년 11월 중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하석주 사장은 임기를 4개월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2022년 11월 23일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사장을 내정했다. 박 사장은 롯데그룹 경영관리본부와 정책본부 등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5.1. 시장 상황 안정화 속 차환 재개접기


2022년 11월 말과 12월 초로 접어들면서 롯데건설의 PF 차환도 뚫리기 시작했다. 대구 중구 대봉동·남산동 공동주택 개발(빅피크제일차, 사우스마운틴제일차),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신축, 홈플러스 인천 작전점 외 2개점 운영(기은센상동제일차, 기은센상동제이차) 등 8개 부동산개발 사업장들이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섰던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도 차환에 성공헀다. 서울 서초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ABCP도 최근 차환에 성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리파이낸싱 환경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은 롯데건설에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PF시장 역시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2.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접기


2022년 말 롯데건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1년 4개월만에 나선 회사채 발행이었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2022년 말 기준 신용등급 AA+)이 지급보증을 섰다.

모집액은 2500억원으로 1년 단일물 구성이었다. 북빌딩 결과 1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비롯해 다수의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딜의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모집액의 40%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가져가기로 약정해 조달 목표액인 2500억원을 채울 수 있었다.

5.3. 메리츠금융그룹 1.5조 투자협약 체결접기


2023년 1월 9일 롯데건설은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과 롯데지주 고정욱 CFO, 메리츠증권 최희문 부회장 등이 협약식에 참석했다.

롯데그룹 계열사와 메리츠금융그룹이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해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하고, 롯데물산·호텔·정밀화학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나머지 6000억원을 후순위 출자하는 내용이다.


(왼쪽부터) 롯데지주 고정욱 부사장,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 메리츠증권 최희문 부회장, 메리츠증권 김기형 사장

5.4. 둔촌주공 분양 흥행접기


2023년 2월 기준 서울 강동구 재건축 단지이자 롯데건설 유동성 확보에 주요 프로젝트였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이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2월 13일 예비당첨자 계약 결과 59·84㎡ 물량이 모두 팔리면서 분양이 흥행했다는 평가다.

5.5. 실적 회복세접기


2023년 1분기 롯데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3% 늘어난 1조4231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대비 2023년 1분기 말 2조16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2023년 내 단기차입금을 1조원 미만까지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6. PF펀드 2.4조 확대 추진접기



[2024-1-22]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조4000억원 규모의 PF 펀드 조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2023년 초 메리츠증권과 투자 협약을 통해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2024년 1분기 말 기준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 미착공 사업장 PF 규모는 3조2000억원이다. 이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 미착공 사업장 PF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이다. 3조2000억원 중 8000억원은 1분기내 본PF 전환을 통해 리스크에서 벗어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2조4000억원은 펀드로 담는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펀드 증액 움직임은 PF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024년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건설업계에 PF 리스크가 재점화하면서 롯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1] 지급보증계약은 이전 강원도지사인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전 민주당 국회의원)가 맺었다. 2022년 10월 23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시발점은 8년 전 최문순 강원도정이 제대로 된 사업성 검토도 없이 무책임하게 밀어붙인 '레고랜드 채무 떠안기'"라고 비판했다.
  • [2] 선순위 대출금의 이자율은 연 13%, 후순위 대출금의 이자율은 연 14%로 알려져 있다.
  • [3] NICE신용평가 등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협약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가 급한 불을 껐다고 평가했다.
  • [4] 분양 시작 당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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