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내년 초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지급보증을 통해 자회사의 원활한 직접조달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급보증이 이뤄지면 롯데건설은 AA+라는 우수한 등급으로 수요예측에 나설 수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내년 1월 첫째주에 공모채를 발행해 일정 수준의 운영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채에 정통한 몇몇 IB와 규모, 만기, 금리 등 세부 발행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조달 목표액은 2500억원을 설정했다. 트랜치는 1년 단일물로 구성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채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은 이달 말 실시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500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년물은 롯데건설이 2021년 9월 이후 약 1년 4개월만에 다시 발행하는 공모채다. 그간 계열사 차입, 유상증자, 기업어음, 사모채 등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했으나 수요예측을 거치는 공모채 발행은 1년 넘게 추진하지 않았다. A등급은 사실상 발행이 불가능해진 시황을 고려해 공모채가 아닌 다른 조달 수단을 강구했다.
롯데건설은 이처럼 불안정한 크레딧을 감안해 이번 발행에서 롯데케미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기로 했다. 덕분에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인 AA+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AA+는 롯데건설의 자체 등급인 A+보다 세 노치(notch) 높다.
롯데건설은 오랜만에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을 대부분 PF ABCP를 비롯한 신용연계 유동화증권 만기 대응에 활용할 방침이다. 내년 1분기 만기 도래하는 신용연계 유동화증권의 규모만 약 1조8700억원에 달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국내 건설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선제적으로 현금을 마련해 둔다는 의중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만기 도래하는 PF ABCP의 차환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공모채 발행을 통해 가급적 많은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올해 4분기 들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을 차입한데 이어 11월 10일에는 롯데정밀화학과 우리홈쇼핑에서 40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11월 18일에는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1780억원을 마련했다.
최근 한달간은 롯데물산의 자금보충 약정을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사와 총 5300억원의 대출 계약을 맺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1800억원, 하나은행엣 2400억원, KB그린에너지제1차에서 1100억원의 차입 한도를 각각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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