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원가율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1%포인트대 상승에 그치며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를 늘려 놓는 등 향후 비용 투입에 따른 재무 부담 역시 분산시켜 놓은 상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원가율은 86.3%로 전년 동기 84.7%와 비교해 1.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각종 비용이 치솟은 가운데 안정적인 원가관리 역량을 입증했다.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원가율 방어에 성공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인건비도 함께 오르면서 올해 초 500만원대였던 평당 공사비가 최근 800만원대로 뛰었다.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사업에서 국내외 건축공사와 자체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76.5%에 달한다.
주요 건설사들 중에서도 롯데건설의 원가율 상승폭은 낮은 수준이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 중 DL이앤씨와 GS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포인트, 4.5%포인트 증가했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은 2%포인트대 올랐다.
앞으로도 안정적인 원가관리를 이어가는 게 관건이다. 롯데건설의 도급공사 계약금액은 3분기 4488억원 증가했다. 반면 계약원가는 6099억원 늘었다. 계약금액은 향후 매출로 인식되고 계약원가는 비용으로 투입된다. 비용이 상승한 만큼 수익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고착화된 영향이다. 레미콘 가격은 2020년 말 세제곱미터(㎥)당 6만7700원에 그쳤지만 올해 3분기 말에는 8만300원까지 올랐다. 철근 가격 역시 같은 기간 톤(t)당 68만5000원에서 92만1000원까지 올랐다. 롯데건설이 매입하는 전체 건설자재 중 레미콘과 철근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16.5%, 15.9% 수준이다.
추가 비용 투입이 향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미래 지출을 추정해 충당부채를 설정액을 늘려 놓은 상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충당부채와 비유동충당부채는 각각 2479억원, 116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36.9%, 6.8% 증가했다.
소폭이지만 원가율 상승에 따라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도 함께 감소했다. 매출보다 원가의 상승폭이 더 컸다.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와 비교해 2.1% 감소했다.
롯데건설 측은 "주요 자재 및 공급사 리스크를 분석하고 대체 수급처를 확보하는 등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