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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유동성 점검

롯데정밀화학, 롯데그룹의 '믿을 구석'

④매년 호실적, 투자규모는 비교적 작아 재무구조도 '우수'

박기수 기자  2022-12-02 08:00:00

편집자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신소재와 바이오 신사업 진출, 대규모 설비투자, 그리고 롯데건설 지원 등으로 어느 때보다 롯데그룹이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금리 인상과 잇딴 채권시장 이슈에 더해 대규모 지출이 예상된 롯데그룹에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면서 앞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내부에서 현금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지금, 롯데그룹의 유동성 상태를 THE CFO가 점검해본다.
롯데건설 입장에서 대여금을 요청했을 때 가장 여유로워 보이는 롯데그룹 회사는 롯데정밀화학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롯데정밀화학은 2010년대 중반 삼성에서 롯데로 간판을 바꾼 이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믿을 구석'으로 자리잡고 있다. '빅딜' 급 대형 M&A도 많지 않아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으로만 자본적지출(CAPEX)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롯데정밀화학은 2016년 2월부로 롯데그룹으로 넘어온 정밀화학 회사로 최대주주는 롯데케미칼(43.5%)이다. 영위하는 사업은 △케미칼 사업 △그린소재 사업이다. 케미칼 사업은 방수·방청 페인트의 주 원료인 ECH와 가성소다, 암모니아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저장 설비를 보유 중이다.

그린소재 사업은 세라믹 필터 첨가제와 건축용 물성 향상 제품인 '메셀로스'와 수용성 페인트 및 퍼스널 케이 첨가제인 '헤셀로스', 코팅용 첨가제 '애니코트' 등이 있다.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ECH·가성소다 등이 40%, 암모니아가 40%, 메셀로스·헤셀로스 등이 약 20%를 차지한다.

정밀화학 사업 특성 상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사업 대비 비교적 일관적인 수익성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사업군마다 시장 점유율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는 덕이다. 3분기 말 롯데정밀화학에 따르면 메셀로스·헤셀로스군은 국내시장 기준 시장점유율 56%를 기록 중이다. ECH 역시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 호조는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나타난다. 작년 연결 매출 1조7803억원, 영업이익 2445억원을 기록해 13.7%의 영업이익률이라는 호실적을 냈던 롯데정밀화학은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9672억원, 영업이익 3062억원을 기록해 18.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만에 작년 기록을 갈아치운 모습이다.




훌륭한 수익성에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규모도 크다. 작년의 경우 롯데정밀화학의 금융비용은 3~4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금융비용보다 무려 681배 많았다.

롯데정밀화학은 애초부터 차입이 많지 않았지만 2010년대 후반 이후 규모를 더욱 줄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총차입금이 167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0.63%에 불과하다. 세 자릿수 이자보상배율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차입금을 보유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3분기 말 기준 롯데정밀화학은 3개월 유리보(EURIBOR)에 0.95%를 가산한 금리로 신한은행 유럽지점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14억원이 은행 차입의 전부다.

롯데정밀화학은 기존 시설의 증설 외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뒤바꾸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지는 않아왔다. 자금 조달에 굳이 적극적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2020년 솔루스첨단소재에 3000억원을 투자한 것이 가장 큰 딜에 속한다. 현 기준 2024년까지 160억원을 들여 TMAC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대표적인 투자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 없이 영업으로 창출되는 이익이 현금성자산으로 연결돼 올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정밀화학은 약 5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었다. 롯데건설이 손을 내밀었을 때 대여금을 내어줄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롯데정밀화학 대여금의 만기는 3개월로 시기는 내년 2월 초다. 이자율은 7.6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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