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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건 관련기사
아시아나항공 영구채의 악순환
신종자본증권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조달 형태로 꼽힌다. 비싼 이자를 주더라도 외부자금을 끌어오면서 자본까지 늘릴 수 있으니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엔 손쉬운 방편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 받자 4년간 영구채를 7건 연속 찍어냈다. 하지만 이제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영구채가 숨통을 답답하게 죄고 있다. 표면적으로 자본이긴 한데, 10% 안팎에 육박하는 이자율을 보면 고금리 차입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공모채 시장 외면, 회계기준 변경에 영구채 '노크'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비교해 신종자본증권 시장 데뷔가 꽤 늦었다. 2018년 6월 처음으로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는데 KDB산업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업무협약(MOU)의 일환이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공모채 시장에서 환영받지...
고진영 기자
영구채보다 더 영구채 같은 '30년물 한전채'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만기'다. 그렇다고 계약서에 만기가 없다고 적진 않는다. 대부분 만기 30년을 적은 뒤, 발행사가 전적으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조건을 붙인다. 돈 갚는 날짜를 발행사가 결정할 수 있으니 이 돈은 발행사의 돈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이다. 영구채로 조달한 자금을 재무제표에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계상하는 이유이자 재무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기업들이 영구채 발행에 손을 대는 이유다. 논란을 일으키는 건 특정 기간 후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가 인상되는 스텝업 조항과 특정 기간 후엔 돈을 갚는다는 시장과의 암묵적 약속 때문에 발행사가 30년 뒤가 아닌 그보다 일찍 돈을 갚는다는 사실이다. 만기 30년도, 만기 연장도 현실에선 유명무실한 계약 조건이라는 얘기다. 올해 흥국생명 사태가 벌어진 ...
양도웅 기자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 자본잠식 문턱은 높였지만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운영)와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잠식을 피하면서 유동성도 확보했다. 결손금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대주주 자본 출자 없이 재무제표상 자본을 불릴 방안을 찾아야 했다. 영화 상영사업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시기 신종자본증권이 여러모로 요긴하게 쓰였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여전히 자본잠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에 계상해 자본잠식 진입 문턱을 높였지만, 이를 자본에서 제외하면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간다. 신종자본증권으로 만들어 놓은 자본 버퍼마저 유효기간을 길게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금리가 일반 회사채나 금융기관 차입금보다 높은데다 발행 2~3년 뒤 스텝업(금리 가산) 조항까지 붙어 있다. 이자비용 상승을 피하려면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
김형락 기자
한화손보, 자본잠식에 콜옵션 리스크도 부상하나
보수적인 금융권은 관례를 깨는 시그널에 민감하다. 최근 흥국생명 사태만 봐도 일반적인 규모인 5억 달러(약 6640억원)짜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에 대한 건이었지만 시장에 주는 여파는 그 이상이었다. 당장 한화손해보험도 내년 7월에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기한이 도래한다. 금액은 2000억가량으로 콜옵션 행사할 계획이지만 이를 보충할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은 아직이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준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셈법이 복잡해졌다. 25일 THE CFO 취재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2018년 7월에 발행한 19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8개월가량 남았지만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유동성 관련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한화손해보험 외에도 내년 콜옵션 행사 여부를 미리 결정해 발표하는 보험사들이 일부 나오고 ...
문누리 기자
CJ CGV, 차환 굴레 속에서 불어난 잔액
CJ CGV에게 신종자본증권은 메마른 자본을 불려주는 오아시스일까, 얼마 못 가 자본에서 사라질 신기루일까. 지금까지는 오아시스에 가깝다. 신종자본증권을 또 다른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하며 발행 규모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외견상 재무지표 악화를 막아주는 노릇을 했다. 코로나19 시기 부족한 현금을 신종자본증권으로 끌어다 썼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이 막히거나, 상환 압박을 못 이겨 차입금이나 일반 회사채로 대체한다면 언제든 신기루로 전락할 수 있다.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180도 달라지면서 그동안 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안전핀'이었던 신종자본증권이 도리어 '약한 고리'로 뒤바뀔 수 있다. CJ CGV는 신종자본증권을 찍으며 발행액을 전부 자본으로 인정받는 실리를 챙겼다....
대한항공은 영구채 1조를 어떻게 털었나
비금융사 가운데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가장 자주찾는 업종으로 항공업계가 꼽힌다. 항공기 리스료가 부채로 잡히다 보니 영구채를 활발히 찍어서 자본을 확충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기업 영구채는 금융사보다도 자본 색채가 옅다는 점에서 기업재무의 ‘민낯’을 가린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있었다. 대한항공 역시 한때 1조원이 넘게 보유했던 신종자본증권이 적잖은 골칫거리였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는 있었지만 경영권 분쟁 당시 공격의 빌미로도 작용했다. 언젠간 해소해야 할 리스크였던 셈이다. ◇사실상 만기 2년, '대주주 변경시'에도 금리 가산 대한항공이 처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2013년이다.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 하향 압박을 받으면서 그해 6월 21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6.40%의 금리로 사모 발행했다. 2015년에는 ...
회계기준원 "실질은 부채지만 계약상 자본"
흥국생명 사태로 신종자본증권, 즉 영구채에 대한 '자본 인정' 논란이 다시금 촉발된 지금 한국회계기준원은 과거와 같은 입장을 갖고 있을까.2013년 회계기준원은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영구채를 발행한 이후 1년 가까운 심사숙고 끝에 자본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가 선순위에 조기상환권 등의 조건을 갖고 있었지만 '계약상' 상환 의무가 발행사에 부담되지 않는다는 점이 판단 근거였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회계기준원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회계처리기준의 제정과 개정, 해석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다. 금융위 허가로 설립된 민간 조직이지만 국내 기업의 회계처리 기준을 사실상 결정한다.(출처=한국회계기준원)회계기준원 관계자는 23일 더벨과 통화에서 흥국생명 사태 이후 영구채를 둘러싼 일련의 논쟁에 대...
다시 보는 10년 전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 '자본인정 논란'
영구채로 불리는 신종자본증권을 '과연 자본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논란은 10년 전에도 있었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금융회사가 아닌 비금융회사, 즉 일반기업에 의해서였다. 바로 지난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이름을 바꾼 두산인프라코어가 진원지였다.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는 만기 30년짜리(연장 가능) 영구채를 발행했다. 당시 국내에서 일반기업이 영구채를 발행한 건 처음이었다. 과거 밥캣 인수를 도와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규모는 5억달러, 금리는 3.328%였다. 그해 3년물 회사채의 연평균 금리가 3.77%였으니 발행사에 좋은 조건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최근 논란을 촉발시킨 흥국생명의 영구채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2017년 흥국생명이 발행한 영구채도 만기 30년에 5억달러 규모였다. 5년 뒤 발행사가 ...
영구채시장 압박에 더욱 굳어진 콜옵션 의무화
줬다 뺐는 게 원래 없었던 것보다 더 나쁘다는 말이 있다. 현재 영구채시장의 분위기다. 콜옵션 행사 관례를 깨는 사례가 등장하자 국내 외화표시채권 가격이 내려가는 등 글로벌 투자심리까지 악화됐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번복 이후 시장에선 앞으로 무조건 콜옵션을 발동시키는 관례가 더욱 굳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금융권은 관례를 벗어나는 새로운 시그널에 대한 부정적 민감도가 높다. 신뢰 훼손이라는 부담감에 이를 사전에 회피하기 위해 한동안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미리 공표하는 케이스도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헙업계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로 인한 조기 상환 금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도달해 상환하는 규모(3000억원)의 6배 수준이다. 최근엔 내년도 콜옵션 조기 ...
'콜옵션 행사' 자본 인정 타당할까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인식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는 데는 '콜옵션(조기상환권)'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 권역에서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발행한지 10년이 지나도록 '중도 상환'을 하지 않으면 자본으로 인정된다.하지만 한국에서는 발행 시점으로부터 5년 만에 기업들이 콜옵션을 행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자본으로 인정키 어려운 '5년 만기 채권'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신종자본증권의 유형은 스텝업(금리 상향 조정) 의무를 부여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하위 신종자본증권(Innovative Hybrid)'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10년이 지난 뒤에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당초 계약에 따라 발행 당시 설정한 이자율에 추가 금리를 붙인다. 발행한지 10년이 지났을 때 금리를 1%p 올리거나, 발행 당시 가산금리의 50% 범...
박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