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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KG모빌리티, 이사회 활동 객관적 평가툴 마련 시급

255점 만점에 120점, 이사회 참여도 항목 제외 5개 항목 낮은 점수 기록

이돈섭 기자  2024-11-06 15:20:4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KG모빌리티 이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활동 평가를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 활동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탓에 해당 평가에 기반한 개선안도 마련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이사회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작년 한해 투자 및 경영성과도 상장사 평균치를 밑돌아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 255점 만점에 120점…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 최하점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KG모빌리티는 255점 만점에 120점을 기록했다.

6개 공통지표는 각 지표당 많게는 11개 적게는 7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각 문항 만점은 5점. KG모빌리티의 경우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이 문항 당 평균 1.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이사회 및 사외이사 활동이 내·외부 평가를 받고 해당 평가 결과에 따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영역이다.

이 밖에 경영성과 항목의 경우 평균 2.1점, 견제기능이 2.3점, 구성이 2.4점, 정보접근성이 2.7점, 참여도가 3.4점을 기록했다. 문항 평균 점수가 1점대를 기록한 건 평가개선프로세스가 유일하다. 타 코스피 상장사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특정 항목 문항 평균 점수가 1점대를 기록한 것은 드물다. 6개 공통지표 문항 평균 점수는 2.4점이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 점수가 낮은 것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 활동을 평가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지난 5월 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상 이사 재선임 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 공정성 방안 등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을 뿐, 평가 결과 기반 개선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 않아 7개 문항 중 5개 문항이 최하점을 기록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의 ESG 점수도 박했다. 한국ESG기준원 등을 비롯해 한국거래소와 서스틴베스트 등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은 KG모빌리티 ESG 점수를 매기지 않고 있거나 매긴 경우 C 안팎 수준에서 책정하고 있다. 과거 차량 급발진 사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재판에서 KG모빌리티 책임이 거론되는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경영성과 점수도 바닥 수준…이사회 참여도 그나마 성과

경영성과 항목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를 기록, KRX300 지수 구성종목 중 비금융업 277개사 평균치 2.4배를 밑돌았고 주가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 0.9%를 기록하며 평균 25.7%를 크게 하회했다. 최근 수년간 경영 악화로 배당을 하지 않아 배당수익률 지표 역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작년 한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0.8%와 0.4%를 기록, 비교대상 평균치 6.8%, 3.8%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43.4%로 역시 평균치 92.0%보다 좋지 않았다. 이자보상배율도 6.2배로 평균 9.7배를 밑돌았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평균치를 웃돌아 해당 문항은 만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견제기능 항목의 경우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열린 적이 없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 보수를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하고 있지 않은 점도 타사와 비교해 미진한 점으로 지적받았다. 사외이사 5명만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린 점과 일부 감사위원이 전문 식견을 갖고 있는 점은 긍정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KG그룹 오너 일가의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점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엄기민 사장(CFO)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 등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이사진 BSM(Board Skills Matrix)를 구축하지 않은 점도 이사 전문성 관리를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받았다.

다만 작년 한해 이사회를 비롯해 경영위원회 등 소위원회 개최 빈도수가 높은 점을 비롯해 이사회 개최 전 9일 전에 안건 통지가 이뤄지는 점 등 이사회 참여도 평가 측면에선 비교적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작년 한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대상 교육을 꾸준히 실시했지만 교육 빈도수가 타사 대비 낮은 부분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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