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주가가 모처럼 반등했다. 1분기 수출 물량이 2014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오랜 만에 상승 마감했다.
그간 KG모빌리티 주가는 회사만큼이나 굴곡진 세월을 보냈다. 각종 인수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급등락을 오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실적 안정화, 수출 확대 등의 호재가 발생하는 만큼 주가 역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업이익 61%↑…효과보는 '제3국 공략' 사업전략
KG모빌리티(KGM)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거뒀다고 22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7.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1% 늘었다.
회사가 '수출 물량 증가'를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언급한 게 눈에 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에 총 2만9326대를 팔았다. 이 가운데 수출 대수가 1만71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다. 2014년 1분기(1만9874대) 이후 10년 만에 최대 판매다.
제3국 공략을 중시하는 회사의 사업전략이 먹혀드는 모습이다. 현재 KG모빌리티는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에서 수출·현지 조립생산(KD)을 확대하는 중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작지만 회사가 보유한 생산능력이나 네트워크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시장이 바로 제3국이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앞으로도 제3국 판매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KG모빌리티가 충분히 노려볼 만한 제3국 시장이 아직 많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KG모빌리티 비전테크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메이커가 아닌 만큼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회심의 카드도 남아 있다. 바로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인 '토레스 EVX'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튀르키예와 뉴질랜드에서 토레스 EVX 시승 행사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한 KG모빌리티는 올해 안에는 전기 픽업트럭, 2025년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등으로까지 라인업을 넓힌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어진 주가 상승…'고환율' 시대도 안 무섭다
KG모빌리티의 실적 개선은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5620원으로 출발한 KG모빌리티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장 마감 기준 5850원(4.09% 상승)을 기록했다.
그간 KG모빌리티 주가는 회사의 역사만큼이나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주인이 너무 자주 바뀌었던 탓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며 주가가 급등락을 경험했다. 주식 거래가 막 재개된 지난해 4월 22일 종가만 봐도 1만820원이다. 회복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1분기 실적처럼 꾸준하게 수익이 개선되는 상황이 입증되면 KG모빌리티의 주가 역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 판매량을 지난해 11만여대에서 2026년까지 32만대로 키운다는 목표도 내놓은 상태다.
'고환율' 시대도 KG모빌리티에게는 나쁠 게 없다. 자동차 업종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분류된다. 수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을 만나면 이익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 이익률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와 함께 코란도 EV와 쿠페 스타일 등 다양한 신모델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는 물론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