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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롯데렌탈은 최근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밸류업’ 기조의 선봉에 서있다. 지난 9월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밸류업 공시에 나서면서 수익성 강화, 신사업 진출 계획, 주주환원 정책 개선안 등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롯데렌탈의 이같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기존 이사회 구성과 공시에는 얼마나 담겨 있을까. 롯데렌탈은 이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참여도 관련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평가 또한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사회 구성과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평가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대부분의 지표가 평균을 밑돌며 가장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참여도·평가개선 프로세스 평균 4점대, 이사회 활동 활발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엔진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1점으로 산출됐다.
롯데렌탈은 참여도,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 평균 4점대를 기록했다. 참여도는 4.5점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총 15회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상법상 의무가 아닌 소위원회 3곳(보상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ESG위원회)에서 총 11회의 회의를 열어 해당 지표에서도 만점인 5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석률도 높았다. 정기회의와 임시회의의 출석률은 평균 98%로 집계됐다. 이사회를 앞두고 8일 전 안건을 통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평균 4.1점을 받았다. 롯데렌탈은 이사회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대체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평가는 이사회 전담부서와 사외이사 전원의 설문조사 자가평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평가 결과는 이사회 운영 개선과 사외이사 재선임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해당 지표에서는 최저점인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경영성과 유일한 2점대, 11개 지표 중 9개 ‘평균 이하’ 경영성과는 평균 2.1점으로 6대 평가 항목 중 유일한 2점대를 받았다. 11개 평가지표 가운데 3개 지표는 만점으로 평가됐다. 배당수익률과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이번 평가 기준으로 삼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모두 20% 이상 웃돌았다. 하지만 이외에 9개 지표는 모두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기준치(2.38배)에 한참 못 미치는 0.74배에 그쳤다. 주가수익률도 1.65%로 기준치(25.74%)를 한참 밑돌았다. 매출성장률도 0.49%로 기준치(4.7%)와 격차가 컸다. 부채비율은 392%로 기준치(91.96%)보다 4배 가량 높았다.
이사회 구성은 평균 3.6점으로 평가됐다.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관련 지표에서 5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대상으로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어 지배구조보고서에 공시하고 있어 관련 항목에서도 만점을 획득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을 최진환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점수가 다소 깎였다. 이사회 구성원이 7명에 불과하고 사외이사도 4명에 그쳐 해당 지표에서 모두 중간점인 3점을 얻었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성별과 타기업 경력만 충족했다. 롯데렌탈 이사회는 모두 50대, 한국 국적의 이사진으로만 구성돼있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3.5점으로 채점됐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전자공시와 홈페이지에 게시해 접근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66.7%을 기록하며 4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관한 내용을 도표 등으로 간략하게 기재하고 있어 점수가 일부 깎였다. 주주환원 정책도 수립했으나 지난해에는 연간 계획을 공시하는 데 그쳐 3점을 받았다. 다만 지난 9월 향후 3년 동안 연간 당기순이익의 40%(배당 30%, 자사주 10%) 이상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만큼 향후 해당 평가지표의 점수는 높아질 전망이다.
견제기능 항목은 평균 3.3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해당 지표는 최저점을 받았다.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하는 보수 체계 또한 마련되지 않아 1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를 심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렌탈은 1~2년 내 즉시 보임이 가능한 후보군 육성을 위해 'Pre-CEO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핵심인재 육성과정(High-Potential Leader)'을 통해 장기적인 미래 경영자 후보군을 육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