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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단행' LGD, 재무구조·적자탈출 '파란불'

애플 공급망 입지 강화 속 IT·TV 시장 위축 우려

김도현 기자  2024-10-23 16:51:17
LG디스플레이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 고도화가 이뤄진 덕분이다. 특히 애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모바일용 OLED 출하량이 지속 늘어나면서 확실한 '캐시카우'로 거듭나는 추세다.

다만 정보기술(IT) 기기 및 TV 등 이외 주력 전방산업이 주춤한 것이 리스크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당분간 반등 가능성이 낮아 모바일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회성 비용 빼면 플러스, OLED 비중 58%까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3분기 매출 6조8213억원, 영업손실 80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전기 대비 14.0%, 전년 동기 대비 87.8% 줄였다.

흑자 전환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적자 폭을 꾸준히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 3분기 LG디스플레이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관련 비용으로 1000억원대 중반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는 의미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희망퇴직 관련 비용을 뺀 실제 사업성과는 의미 있게 개선되고 있다. 인력 규모와 상세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이 어렵지만 이번 인력 효율화를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 인건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 애플의 OLED 아이패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3분기는 '아이폰16' 시리즈 출시가 호재였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공급망 내 비중을 확대하면서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당 신작에서는 작년과 달리 정상적으로 초도 물량을 공급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모바일 OLED는 강화된 생산 역량과 생산능력(캐파)을 적극 활용해 출하 확대 및 제품 다변화를 이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한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제품별 매출 비중에서 모바일 영역이 36%를 차지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28%, 2분기 23%보다 향상된 것으로 4분기에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이유로 TV용 OLED 출하가 다소 부진했음에도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율이 58%까지 확대됐다.

백승룡 LG디스플레이 SC사업부 담당은 "향후 업체별 공급 경쟁이 심화되겠으나 자사의 패널 출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신모델 중심 제품 믹스 강화, 안정적 공급역량 확보, 하이엔드 기술 리더십 향상 등으로 성과 개선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폴더블폰에도 대응할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폴더블 패널을 제공 중이다. 애플은 이르면 2026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노트북 등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요청이 있을 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견인해야 할 IT 및 TV 분야는 전망이 어둡다. 양쪽 다 LG디스플레이가 당초 예상한 물량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큰 만큼 수요 변화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작년보다는 전반적인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재고 건전화, 감가상각 등 효과도 플러스 요인이다.

2024년 LG디스플레이의 자본적 지출(CAPEX)은 2023년 대비 약 1조원 줄어든 2조원대 중반으로 추산된다. 김 CFO는 "앞으로도 수익성 기반 현금흐름 내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며 "시장과 실수요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 확대 및 운영 효율화를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자금 활용방안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국 광저우 매각 관련 이야기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CSOT와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계약에 대해 '매수자도 매도자도 윈윈하는 좋은 거래'라고 자평했다.

김 CFO는 "기업결합 관련 7개국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일련의 과정을 종결돼야 나머지 대금을 지급받고 정산 작업을 종료할 수 있다"며 "이번 딜의 특이점은 설비와 장비, 토지 등 자산과 부채나 운전자본 등이 2023년 말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해당 자산들의 감가상각은 진행되지 않고 2023년 말과 2025년 1분기(딜 클로징 시점) 말 차액만 정산한다"고 이야기했다.

관건은 자금 활용 방안이다. 8.6세대 IT용 OLED 투자 등이 거론됐으나 LG디스플레이 당장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동 LG디스플레이 금융담당은 "올해 들어 사업성과가 개선되고 유상증자 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 강화됐다"면서 "실적 개선 가시성도 점차 확보하는 단계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및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적정 현금수준을 최적화 관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은행차입, 회사채 발행 등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추후 내부 창출 현금흐름, 외부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서 재무구조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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