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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LG디스플레이, 재무개선 '실마리'…정상화 보인다

CAPEX 최소화, 차입금 순상환 기조로…순차입금/EBITDA도 크게 개선

박기수 기자  2024-08-26 15:58:10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LG디스플레이가 재무 반전의 실마리를 찾은 듯하다. 올해 설비 투자에 들어가는 현금을 줄이는 동시에 자산 매각 추진으로 추가 재무 개선 여지를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을 통해 영업 현금흐름 개선이 이뤄지면 정상화 속도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유·무형자산 순취득으로 1조5561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작년 상반기 현금 지출액은 2조1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감소했다.


손익 기준으로는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으로 9205억원을 인식했다. 이는 감가상각비인 2조3079억원의 약 40%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는 유형자산 취득액이 감가비 대비 적은 경우는 있었지만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적은 드물었다. 이에 연결 기준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작년 말 20조200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9조0032억원으로 약 1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그만큼 올해 시설 투자에 대한 결정을 보수적으로 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작년 대비 적자 폭이 좁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들어가는 현금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투자의 결과물은 어깨를 짓눌러왔던 차입금의 '순상환 기조' 전환이다. 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으로 차입금 1조729억원을 순상환했다. 이는 올 초 진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덕을 보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순'차입'만 2조2124억원이 늘었다. 손실 메꾸기와 더불어 시설 투자에 들어가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상환 능력 지표도 작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작년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1.02배였다. EBITDA는 상반기 EBITDA와 직전 연도 하반기 EBITDA를 합한 4개 분기 EBITDA 기준이다.

올해의 경우 이 수치가 3.7배로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최근 4개 분기(2023년 하반기~2024년 상반기)의 EBITDA는 3조7506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기준 4개 분기 EBITDA는 6494억원에 그쳤었다.

대규모 현금 유입 이벤트도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달 초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TV 제조사인 TCL의 자회사 CSOT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가격은 최대 2조원대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자체 실적 개선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달 말 리포트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초도 제품 승인에 차질이 발생했던 북미 고객사 신제품향 P-OLED 패널 생산이 7월부터 조기 양산이 시작되면서 모바일 부문 흑자전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면서 "전년에 이어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던 연간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이 예측한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5000억원, 12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손실로 각각 21조3308억원, 2조510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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