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틀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대비 올해 개선된 현금창출력에 LCD 공장 매각대금으로 현금흐름이 정상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광저우 LCD 패널·모듈 유동화, 본사 1.8조 유입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108억위안(한화 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일자는 내년 3월 31일이다.
매각 대상은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 트레이딩 법인(LG Display Guangzhou Trading Co., Ltd.)이 보유한 LG디스플레이 차이나법인(LG Display (China) Co., Ltd.) 지분 59.5%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법인(LG Display Guangzhou Co., Ltd.) 지분 100%다.
총 매각대금 2조300억원 중 LG디스플레이 본사는 이번 매각으로 내년 1분기 말 약 1조8000억원의 현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비주력 자산으로 분류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으로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 '힘', 실적 개선도 희소식 이번 매각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중심이 되는 본사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이후 업황 악화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2022년과 작년 별도 영업손실로 각각 3조2015억원, 3조8841억원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현금 구멍을 메우기 위해 차입금도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비율 등 레버리지 지표들이 크게 상승했다.
올해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LG디스플레이는 순차입비율이 최고조로 상승해 있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순차입금비율은 198.2%로 부진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61.4% 대비 136.8%포인트 높아진 상태다.
다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내년 1분기 대금이 유입될 경우 차입 상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점차 살아나는 현금창출력도 희소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별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512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EBITDA는 -1조9993억원이었다.
연결기준 올해 영업손익 흑자전환 전망도 있다. KB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최근 전략 고객사의 OLED 주문이 증가하면서 올해 OLED 연간 패널 출하의 3분의 1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되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563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마이너스(-)1조9798억원 대비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IT 및 차량용 하이엔드 LCD 사업은 지속한다. 저전력 LCD, 디자인 및 화질 차별화 등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