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본사가 보유한 현금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00억원대로 단기금융상품을 더해도 12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국내외 자회사 등에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받고 1조원 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최근 진행 중인 협력사 주식 매각과 중국 광저우 공장 거래 성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바닥나는 본사 현금 곳간, 역대 최저 수준 지속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5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70.7%, 작년 말보다 70.5% 급감했다. 올 1분기말(990억원)보다 0.4% 줄며 감소세를 지속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 단기금융상품(200억원)을 더한 현금성자산은 1186억원으로 올 1분기말보다 0.4% 줄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2201억원을 나타냈다. 그 후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연말까지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 4년 연속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과거 경영 위기를 겪던 때와 비교해도 훨씬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LG디스플레이는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 1조7843억원, 당기순손실 2조6399억원을 기록했던 2019년에도 연말 기준 별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1053억원을 나타냈었다.
반면 차입금은 갈수록 불어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말 별도 총차입금은 11조1175억원이다. 지난해말보다 14.4%, 올 1분기말보다 7.8%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그만큼 LG디스플레이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올 2분기말 별도 단기차입금은 2조9278억원으로 지난해말(1조4282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1분기말보다는 56.8%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에서 단기로 자금을 빌렸다. 이자율은 3.5%~6.98% 구간에 있다.
올 2분기말 별도 유동성 장기부채는 2조9278억원으로 단기차입금에 이어 증가 폭이 컸다. 작년 말보다 49%, 올 1분기말보다 15.2% 늘었다. 유동성 장기부채는 유동성 장기차입금 2조6382억원, 사채 9014억원으로 구성됐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말 이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말 9조3620억원을 나타낸 뒤 올 1분기말 10조원을 넘었다. 올 2분기말에는 10조9989억원으로 직전 분기말보다 7.9% 늘었다.
◇협력사 주식 처분 비롯 현금 확보 사활, '시진핑 방문' 광저우 공장 매각 중요성↑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해 국내외 자회사 등으로부터 1조8872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았다. 올 3월에는 1조29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올 5월 14일에는 파주 공장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상대방은 그룹 계열사 LG유플러스로 금액은 1053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해당 부동산을 신규 데이터센터(IDC)로 만들기 위해 매수하기로 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누적 기준 별도 당기순손실 1조7222억원을 거둘 정도로 사업 성과가 부진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들어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보유한 자산 매각에 집중해 현금을 손에 쥐고 있다. 지난달 초 오랜 협력사인 야스, 우리이앤엘, 아바텍 주식 일부를 장내매도해 72억원을 손에 쥐었다. 같은 달 중순에도 76억원 어치를 추가 매각했다.
가장 중요한 자산 매각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처분이다. 해당 공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4월 직접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 주석이 집권 기간에 외국기업 공장을 처음으로 찾았다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한몫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일 광저우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TCL 자회사 CSO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거래가로는 2조원이 거론되고 있으면 이르면 연내 거래가 종결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근본적으로 실적 개선을 통한 반전도 서두를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자사는 전사적으로 진행해 왔던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 외에 비용 구조 개선, 원가 혁신 활동, 오퍼레이션 최적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