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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전문성 높은 사외이사' 둔 두산로보틱스, 활동은 '미미'

[견제기능]③사외이사만의 회의 부재…'미국 거주' 사외이사 참석률 낮아

남준우 기자  2024-10-11 07:58: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은 THE CFO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 6개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들이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핵심 장치인 이사 추천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이사회 회의에 경영진이 참여하는 등 사외이사가 독립된 목소리를 낼 만한 기회가 부족하다. 일부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저조한 편이다.

◇견제기능 항목 평균 3점…6개 평가 항목 중 가장 높아

두산로보틱스는 THE CFO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 견제기능 분야에서 45점 만점에 27점을 받았다. THE CFO가 진행한 두산로보틱스 이사회 평가 항목 가운데 5점 만점에 평균 3.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이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는 다른 항목들에서는 평균 2점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이 담보되기 위해서는 추천 경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외부공모, 주주 추천 방식을 통해 오너 혹은 경영진과 배치되는 의견도 피력할 수 있는 이사를 이사회에 둘 수 있다.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외부 자문단이나 주주로부터 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방식도 가능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는 만큼 3점을 부여받았다.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5월 3일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1일에 위원회를 열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건'을 가결했다.

다만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2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번의 이사회를 열었다. 이 중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7월 11일 한번에 불과했다.

몇몇 이사회에는 사외이사가 불참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진 전원이 참석한 두산밥캣과 달리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김상배 사외이사가 불참했다. 그는 지난 7월에 열렸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임시 이사회에도 불참했다.

주 활동무대가 미국인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두산로보틱스 이사회 참석율도 높지 않았다. 2023년에는 3월 선임 이후 열렸던 8번의 이사회 중 3번 불참하여 62.5%의 출석률을 보였다.

◇사외이사진 전문성 '훌륭'

두산로보틱스는 이외 견제기능 분야에서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부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강남훈 위원장이 전무가적 제언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도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은 편이다. THE CFO는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비율이 30% 미만인 경우 만점인 5점을 부여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 비율이 30~50% 사이로 4점을 부여받았다.

감사위원회 역시 3인 이상의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5점을 부여받았다. 강남훈, 김상배, 김은태 사외이사가 모두 감사위원회에 포함되어 활동하고 있다. 위원장은 강남훈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감사위원회 구성원들의 전문성 역시 뛰어난 편이다. THE CFO는 감사위원회 위원 중 1인 이상이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경우 최고점은 5점을 부여한다. 공인회계사는 없지만 강남훈, 김상배, 김은태 사외이사 모두 전문성이 있는 사외이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은태 사외이사는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이면서 한국로봇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인 김상배 교수 역시 현재 MI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네이버랩스의 기술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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