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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경영투명성 '방점' 삼성전기, 이사회 견제기능 '우수'

[strength]②견제기능 지표, 평점 4.1점…9개 항목 중 6개 항목 '만점'

백승룡 기자  2024-10-08 15:07:2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성전기는 이사회 평가 6개 지표 가운데 ‘견제기능’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유일하게 평점(5점 만점) 4점대를 기록했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통제기능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다만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만의 독립된 회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삼성전기는 사외이사로만 이뤄진 회의가 1년에 2~3차례 열리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 평가항목 9개 중 6개 항목에서 만점…CEO 승계정책, 내부거래 통제 돋보여

더벨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삼성전기의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 대비 170점으로 산출됐다.

삼성전기가 6대 평가지표 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견제기능이었다. 견제기능 지표는 이사회가 지배주주, 즉 오너를 견제하고 독립성을 갖춘 경영을 일궈 나갈 수 있는지를 판별하기 위한 평가 툴(Tool)이다.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통제시스템, 감사위원회 구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수체계 등이 평가 대상이다. 삼성전기는 견제기능 지표에서 평점 5점 만점 대비 4.1점을 받았다.

이사회의 견제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은 총 9개인데, 삼성전기는 이 중 6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우선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후보군 선정기준과 절차, 후보자 관리와 교육 등 명문화된 승계정책을 수립·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매년 대표이사와 인사담당 임원이 사내외 자원 중에서 후보군을 검토, 즉시 승계 가능한 후보군(Ready Now)과 2~3년간의 양성을 거쳐 승계 가능한 후보군(Ready Later)을 선정하고 있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원칙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기술돼 만점이 부여됐다. 이사회의 내부거래 통제기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기는 이사회 소위원회로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내부거래를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등기이사의 장기성과 인센티브가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수익률 등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돼 있다는 점도 만점 항목이었다.

또한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면 오너 일가가 미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릴 유인이 커지는데, 삼성전기의 경우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등기이사의 12% 수준에 그쳐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 사내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부재…사외이사 별도 회의도 2~3차례 그쳐

견제기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감사위원회는 여윤경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최종구 법무법인 화우 특별고문, 정승일 트러스트자산운용 고문 등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전원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점에서 만점을 받았다. 다만 공인회계사 자격 보유자 없이 회계·재무분야 학위 보유자(전문가 2호 유형), 금융기관·정부 유관기관 경력자(전문가 4호 유형) 등으로 구성돼 일부 감점이 있었다.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외부 공모나 주주로부터의 추천 경로가 배제돼 있다는 점은 감점 요인이었다. 사외이사 선임과 달리,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는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삼성전기 측은 “사내이사 후보는 내부적으로 미등기임원 중에서 업무전문성, 보유역량, 활용가능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지난해 총 3차례 열렸다.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회의는 독립성 확보와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권장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게 열린 것으로 평가돼 최저점이 부여됐다. 만점 기준은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회의가 연간 12회 이상 열리는 경우다.

특히 지난해 세 차례의 사외이사 회의 중에서 첫 회의는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성격이 아닌 데다가,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1명만 참석했다. 나머지 두 차례의 회의는 각각 상생협력 현황, 기후위기에 따른 국내외 정책 동향을 주제로 열렸다. 삼성전기는 “사외이사의 직무수행을 위해 사업전략, 사회공헌, 제품 현황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세부설명을 담당 부서로부터 직접 보고받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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