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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오리온, 활발한 이사회 속 과제로 남은 '개선안'

[총평]①255점 만점 중 159점, '참여도·정보접근성' 4점대…'평가개선 프로세스'에는 아쉬움

김혜중 기자  2024-10-08 10:43:2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시가총액 100위권에 위치한 오리온은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대장주로 꼽힌다. 주력 제과사업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최근엔 제약사인 리가켐바이오 인수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자산 규모에 따른 지배구조 보고 의무는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사회 활동 내역 및 관련 정책도 충실히 공개하고 있다. 이사회 참여율에서도 좋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이사회 평가 제도 및 운영 개선 활동의 부재로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높은 참여도, 이사회 정보접근성도 '발군'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오리온은 255점 만점에 159점을 받았다.

먼저 ‘구성’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6점을 받았다. 평점으로 따지면 5점 만점에 2.9점이다. 5명으로 구성된 이사진 중 3명이 사외이사이지만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 소위원회인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외에도 ESG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사회 참여도 항목에서는 40점 만점에 32점, 평점 4.0점으로 타 지표 대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15차례 개최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인의 평균 출석률은 94.6%였다. 평균 출석률이 90% 이상이면 만점을 부여한다. 다만 의무설치 대상을 제외한 소위원회인 ESG위원회와 보상위원회가 개최된 횟수는 3회에 불과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최고점을 받았다. 총 30점 만점에 25점, 평점으로는 4.2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 내역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주주환원정책 등을 충실히 공개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사외이사 추천 경로에 있어서는 추천자에 관한 사항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이사회 평가기준 '부재', 견제 기능도 '아쉬움'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26점, 평점은 2.9점을 기록했다. 외부 및 주주를 통한 사외이사 추천제도에서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만 추천을 받고 있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별도 회의가 1회에 그쳤고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은 구체적으로 마련됐지만 내부거래 적격성 심사는 이사회에 위임했다.

다만 총주주수익률(TSR)이나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따른 보수 지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책임경영을 맡은 등기이사의 평균연봉이 미등기이사를 웃돌고 있어 오너가 책임을 피한 채 고액연봉을 받는 문제는 없다.

가장 아쉬운 건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이다. 35점 만점에 15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이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기에 이를 공개하지도 않으며, 평가 결과를 개선에 반영하지도 않고 있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A등급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물의 및 상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이 이사회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총 55점 만점에 35점을 기록했고 평점은 5점 만점에 3.2점이다. 경영성과의 경우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의 부문으로 나눴는데 경영성과나 재무건전성 측면은 우수했지만 낮은 시장평가로 투자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PBR이 올해 반기말 기준 1.18배로 기업 자산 대비 주가가 부진한 편이다. 시장에서 밸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한 만큼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에서도 1점을 받았다. 다만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이익률에서는 KRX 300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부채비율이나 순차입금/EBITA, 이자보상배율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KRX 300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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