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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LIG넥스원은 최근 굵직한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방위산업 전문 기업이다. 중동으로의 대형 수출 성공을 넘어 미국, 로봇, 위성 시장 진출이라는 다양한 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담보됐다.
다만 이사회 운영 선진화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THE CFO가 LIG넥스원 이사회를 육각형 모델로 평가한 결과 구성과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사회 경영을 위한 기본적인 틀을 갖췄으나 구체적 운영 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참여도' 항목 5점 만점에 5점, 경영 성과도 양호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 LIG넥스원은 255점 만점에 180점을 받았다. THE CFO는 자제 평가 툴을 제작해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육각형 모델을 살펴보면 참여도 측면에서 5점 만점에 5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도 4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성과 견제기능, 참여도는 3점대를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건 평가개선 프로세스로 2.7점에 그쳤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참여도'로 40점 만점에 40점을 얻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12회 이사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감사위원회는 물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등 설치의무가 없는 소위원회 회의도 정기적으로 열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은 55점 만점에 44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높은 밸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 항목에서 점수를 챙겼다. 다만 매출성장률과 부채비율은 KRX300 평균치를 크게 벗어나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평가 부재 감점 요소…이사 구성과 정보 공개에서도 개선 여지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7개 항목 중 4개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을 받았다. 35점 만점에 19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7점에 그친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대해 어떠한 평가도 수행하지 않아 전반적인 점수를 깎아먹었다.
이사회 평가결과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를 반영한 개선안을 마련할 수도,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사회 평가결과를 공시할 수도 없었다. 다만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결정할 때는 참석률 등을 평가해 이를 후보자 추천에 반영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이 이사회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구성' 항목 평점은 3.7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과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위원회 수나 이사회 내 이사 구성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있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7%에 불과하고 국적이나 경력, 연령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정보접근성' 항목 평점은 3.2점이다. 이사회 활동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홈페이지와 공시를 통해 공개하고 있었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73%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하고 있지 않고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OOOO 출자 승인' 등으로 간략하게 기재하고 있는 점에서 감점을 받았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5점, 평점으로 5점 만점에 3.1점을 얻었다. 내부거래 통제 업무를 수행하는 소위원회나 전담 조직이 없고 경영진 외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회의 역시 없다. 주주가치 제고 성과와 보수가 연동되지 않은 점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개최와 참여 여부 등 표면적인 이사회 운영 영역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세부적인 이사회 운영 평가에선 아쉬운 점수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사회 및 산하 위원회 규정을 개정하는 등 지속적인 관련 규정 관리를 통해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