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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조직 분석

금융지주 평균연봉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

①임원 비중 10% 이상...각 계열사에서 에이스 모여

조은아 기자  2024-10-07 07:40:25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된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금융지주 아래 은행을 비롯해 모든 계열사가 나란히 놓여있는 금융지주들에겐 더 말할 것도 없다. 금융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은행권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2000만원에 이르렀다. 2021년 처음으로 1억원을 넘긴 뒤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대표적인 곳은 증권사다. 다른 업권에 비해 훨씬 철저한 성과급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증권사를 제외하면 연봉이 높은 곳으로 각 금융그룹의 지주사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금융그룹 회장이 소속돼 있는 데다 그를 보좌하기 위해 각 계열사에서 핵심 인력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임원 비중 역시 일반 금융사보다 훨씬 높다.

◇전체의 10% 이상이 임원…월등히 높은 임원 비중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의 평균연봉은 1억7100만원이었다. KB금융이 1억91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금융 1억7300만원, 우리금융 1억6700만원, 하나금융 1억5300만원 순이었다.

금융지주의 평균 연봉이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전체 직원 수는 적은데 임원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임직원 수가 141명인데 이 가운데 미등기 임원이 14명이다. 여기에 등기임원이자 사내이사(대표이사)인 양종희 회장을 더하면 15명으로 늘어난다. 전체의 10%가 넘는 임원이 임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금융엔 현재 KB국민은행에도 몸담으며 주요 보직을 겸직하고 있는 임원이 9명 있다. 이들을 더하면 전체 임직원 150명 중에 24명이 임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6%에 이르는 수치다. 다른 금융지주 역시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 역시 전체 임직원 수가 125명인데 이 가운데 임원이 13명이다. 겸직 임원을 더하면 전체 임원 수는 훌쩍 늘어난다. 신한금융만 다소 예외로 임원 수가 유독 적다.

지주사는 그룹 전체를 이끄는 지주 회장이 직접 몸담은 곳이다. 그룹 차원의 경영 전략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그룹의 '수도'와도 같다. 자연스럽게 에이스가 모일 수밖에 없고 임원의 비중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평균연봉이 높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회장 지시 직접 이행…신입사원 안 뽑아

국내 금융지주들은 모두 지주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2001년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신한금융, 하나금융, KB금융이 순차적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년이 넘게 흐르는 사이 우여곡절도 많았다.

1호 지주사였던 우리금융은 2014년 지주사를 해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지주사 체제로 새출발했다. 가장 늦었던 KB금융은 어느덧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으로 자리잡았다.

각 금융그룹들이 저마다의 해법으로 생존과 발전을 모색하면서 금융지주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규모는 물론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 수도 제각각이다. 신한금융의 자회사는 15곳, 우리금융의 자회사는 14곳에 이르는 반면 KB금융의 자회사 수는 11곳으로 적은 편이다. 여전히 은행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나오는 곳이 있는 반면 증권, 보험, 카드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은행 의존도를 크게 낮춘 곳도 있다.

전체 임직원 수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가장 적은 우리금융이 109명, 가장 많은 신한금융이 183명으로 천차만별이다. 직급 체계 역시 다르다. KB금융엔 전무가 4명이나 있지만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엔 전무가 없다.

그러나 공통점 역시 많다. 금융그룹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아 막강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사장 역시 모든 금융지주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주사의 조직 구성 역시 전략, 재무, 디지털, 리스크관리 등으로 대동소이하다. 돈의 흐름을 직접 쫓기보다는 전반적 '관리'를 통해 그룹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자회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지주사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룹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룹 내부에서도 지주사에서 근무하는 건 기회로 여겨진다. 회장의 지시를 직접 이행하고 또 회장을 직접 만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 역시 다른 곳보다 많다.

대부분의 금융지주는 신입사원도 뽑지 않는다.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숙련된 직원, 그 중에서도 이미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을 계열사에서 데려오는 방식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진다. 이후 이들이 다시 원래의 회사로 복귀할 때 임원으로 '금의환향'하는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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