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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진 면면을 살펴보면 현 임종룡 회장과의 직간접적 연결고리가 눈에 띈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 가운데 과점주주 측 CEO가 임 회장과 동향이나 학연으로 친분이 있는 경우들이 있다. 이 밖에 전임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사외이사가 재선임되지 않고 퇴임한 뒤 임 회장 재임 기간 새 이사가 그 빈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사내이사로는 임 회장 1명이, 사외이사로는 윤수영(키움), 윤인섭(푸본),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신요환(유진PE), 지성배(IMM PE), 이은주, 박선영 이사 등 7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는 총 8명으로 구성돼있는 셈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중 5명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들어온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다. 2016년 첫 민영화 당시 과점주주 매각을 이룬 뒤 이미 2017년 우리은행 시절부터 이사회에 입성한 이들도 여럿이다. 임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건 한참 뒤인 2023년 3월로 이들과 별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가운데서도 역시 임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다.
정찬형 이사는 한국투자증권 측 추천 사외이사로 2019년 1월부터 우리금융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수석부회장이 임 회장과 연세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고 이를 가교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그룹 및 김남구 회장의 부친인 김재철 회장이 일군 동원그룹이 대표적인 호남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하다. 임 회장 역시 호남(전남 보성) 태생이다.
신요환 사외이사의 추천경로를 살펴보면 그를 추천한 유진PE 과점주주 측이 임 회장과 엮여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회장으로 임 회장과 학연을 바탕으로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유경선 회장은 연세대 중어중문학 학사 출신에 2020년 6월부터 연세대 총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유진그룹 역시 호남기업으로 분류되며 유경선 회장 고향도 전남이다.
굳이 따지자면 전임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송수영 사외이사는 올 3월 첫번째 임기만료 이후 바로 퇴임했다. 다른 사외이사들은 6~7년가량 연임하는 경우도 많은데 송수영 이사의 경우 2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그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의 추천으로 손태승 전 회장 재임 시절 이사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송수영 이사의 빈 자리는 올 3월 두 명의 신임 사외이사로 채워졌다. 이은주, 박선영 이사다.
임 회장의 회장 선임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인물들을 살펴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2023년 2월 회장선임절차 당시 임추위원 7명 중 4명의 찬성으로 회장에 내정됐다. 정부가 손태승 전 회장의 3연임을 막고 사실상 임 회장을 지원했지만 이사회 내에서 관료 출신이 민간 금융지주 회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당시 사외이사 가운데 정찬형 이사와 신요환 이사, 박상용·노성태 이사가 찬성표를 던졌고 송수영 이사와 장동우 이사, 윤인섭 이사 쪽은 반대에 손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