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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산하 '자경위'로 계열사 인사권 컨트롤

②이사회 내 소위원회 7개 운영중, 작년 소위원회 회의만 55회

김지효 기자  2024-09-13 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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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에 시동을 걸면서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한 곳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자경위)’다. 자경위는 계열사 CEO 선정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내 소위원회 가운데 진옥동 회장이 유일하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진 회장이 자경위를 통해 각 계열사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렇다면 자경위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돼있을까.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모두 7개의 소위원회 산하에 두고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소위원회를 중심으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소위원회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 소위원회 개수는 비슷, 개최 횟수는 앞서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산하에 총 7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상법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포함해 위험관리위원회, ESG전략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자회사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 등이다.

국내 5대 금융지주를 비교했을 때 이사회 내 소위원회 개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8개, 하나금융지주는 9개, 우리금융지주가 6개, 농협금융지주가 5개의 소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각 이사회는 8명~11명 사이로 구성돼있다.

소위원회 회의 개최 횟수는 신한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많은 편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감사위원회를 전부 포함해 지난해 총 55회의 소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 이사회는 이와 별개로 14회가 진행됐다. 이를 앞선 곳은 KB금융지주뿐이었다. KB금융지주는 총 58회의 소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9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며 총 43회, 우리금융지주가 6개의 소위원회에서 총 44회의 회의를 열었다. 농협금융지주는 5개의 소위원회에서 총 41번의 회의를 진행했다. 더 많이 소위원회를 개최한다고 해서 기업 의사결정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교적 소위원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료 출처=신한금융지주 ESG 보고서 및 공시.

◇5명으로 구성된 자경위, 유일한 사내이사 위원장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해 총 6번이 열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2번의 회의가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임기 만료를 맞은 9개 계열사 CEO 전원이 연임하며 관련 회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자경위가 가동되고 있다.

자경위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총 5명의 이사로 꾸려져있다. 신한금융지주 소위원회 중에서 사내이사가 포함된 위원회는 자경위와 ESG전략위원회 2개뿐이다. 두 곳 모두 신한금융지주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속해있다.

그 중 자경위는 진 회장이 위원장도 맡고 있다. 자경위는 7개의 소위원회 중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일한 소위원회다. 이같은 자경위 설치와 구성이 신한금융지주만의 특이점은 아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소위원회를 이사회 아래 두고 각 지주사 회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자경위 사외이사로는 곽수근, 배훈, 윤재원, 이용국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각 이사들의 이사회 추천 경로는 다양하다. 윤재원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금까지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윤 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주로부터 추천 받아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용국 사외이사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다. 이 사외이사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로 신한금융지주에 지분을 투자했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추천한 사외이사다. 올해 1월과 2월 어피니티는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사회 추천권은 유지했다. 곽수근 사외이사도 투자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추천한 인사다. 그는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배훈 사외이사는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로 재일교포 주주 추천으로 이사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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