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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석유화학

불황 시작되자 일제히 '차입' 늘었다…DL·롯데·LG '급증'

②대규모 인수 여파도, 금호석유·태광산업·GS칼텍스는 오히려 감소

박기수 기자  2024-09-25 14:32:08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불황기가 시작된 2022년 이후 대부분 금융권 차입금이 늘어났다. 보유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대부분 늘어났다. 차입금이 늘어나는 배경 중 하나는 영업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경색되는 경우다. 이외 신사업 진출을 위해 기업 인수를 단행했던 기업들의 경우 차입금 증가 폭이 훨씬 컸다.

◇불황기 시작 후 대부분 차입금 증가, 'DL·롯데' 증감률 최대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불황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 말 차입금이 늘어난 석유화학기업은 △DL케미칼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SK어드밴스드 △LG화학 △LG화학(별도) △효성화학 △여천NCC △SKC △SK지오센트릭 △HD현대케미칼 △에쓰오일 △한화토탈에너지스다. 분석 기업 중 약 2년 반 동안 총차입금이 줄어든 기업은 △금호석유화학 △태광산업 △GS칼텍스로 세 곳뿐이다.

차입금이 증감률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 곳은 DL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다. DL케미칼의 올해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4조4721억원으로 2021년 말 1조2501억원 대비 257.7%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총차입금 11조2596억원으로 2021년 말 3조6658억원 대비 207.2% 늘어났다.

양 사는 2년 반 사이에 대규모 인수를 단행했던 곳이다. DL케미칼은 미국 크레이튼(Kraton)을 약 3조원의 금액으로 인수했다. 롯데케미칼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약 53%를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두 기업은 인수전을 치르면서 금융권 차입을 동원했다.

이외 △SK어드밴스드(증감률 163.8%) △LG화학(67.6%) △LG화학(별도, 50.8%) △효성화학(30.9%) △여천NCC(28.2%) △SKC(25.9%) △SK지오센트릭(23.6%) △HD현대케미칼(20.7%) 등이 2년 반 사이에 총차입금이 기존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에쓰오일과 한화토탈에너지스는 각각 12.4%, 9.5% 증가했다.


보유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 추이를 살펴보면 증감률이 더욱 두드러진다. DL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으로 각각 4조1324억원, 7조545억원을 기록했다. 2년 반 전인 2021년 말에는 양 사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로 순현금 상태였다. DL케미칼은 1973억원, 롯데케미칼은 8165억원의 순현금이 있었다.

이외 SK어드밴스드도 2년 반 만에 순차입금이 4배가량 늘어났다. SK어드밴스드의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은 4138억원으로 2021년 말 1043억원 대비 296.7% 증가했다.

이외 △LG화학(60.7%) △LG화학(별도, 40.4%) △에쓰오일(34.8%) △여천NCC(27.3%) △SKC(27.1%) △효성화학(24.9%) △HD현대케미칼(22.4%) △한화토탈에너지스(9.3%) △SK지오센트릭(0.8%)도 순차입금이 늘어난 곳이다.

순차입금이 감소한 곳은 △GS칼텍스(-17.1%)로 한 곳 뿐이다. 금호석유화학과 대한유화, 태광산업은 순현금 상태를 유지했다.


◇롯데케미칼·LG화학, 1년 사이 차입금 약 30% 증가

1년 사이 총차입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8조7252억원으로 1년 사이 29% 증가했다. 이외 △LG화학(28.7% 증가) △금호석유화학(24.4%) △SK어드밴스드(23.6%) △LG화학(별도, 18.8%) △태광산업(16.5%) △SKC(14.2%) △에쓰오일(13.4%)도 1년 사이 차입금이 기존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1년 사이 총차입금 감소한 곳은 △효성화학(-0.4%) △한화토탈에너지스(-1.6%) △SK지오센트릭(-4.3%) △OCI(-7.4%) △GS칼텍스(-15.5%)다. 수치 상으로 봤을 때 GS칼텍스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작년 상반기 말 대비 비슷한 규모의 차입금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1년 사이 순차입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석유화학기업은 롯데케미칼로 작년 상반기 말 4조2083억원 대비 67.6% 증가했다. LG화학과 에쓰오일도 각각 작년 상반기 말 대비 순차입금이 각각 42.2%, 36.5% 늘어났다. SK어드밴스드와 SKC, 여천NCC도 각각 28%, 22.4%, 17.4% 증가했다.

1년 사이 순차입금이 눈에 띄게 감소한 곳은 GS칼텍스다. GS칼텍스의 작년 상반기 말 순차입금은 5조3062억원으로 1년 만에 14% 감소했다. 7413억원의 순차입금 감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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