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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밸류업 점검

한층 더 커진 보험사 빈자리

③비은행 주축인 증권사 부진…더욱 높아진 은행 의존도

조은아 기자  2024-08-05 07:49:04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BNK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비은행 강화는 모든 금융지주의 과제이자 숙원이다. 높은 은행 의존도가 업황에 따라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BNK금융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취임 후 공식석상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가 있어야 종합금융그룹이 될 수 있는데 BNK는 그런 관점에서 미완성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아쉬움이 한층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증권사가 깊은 부진에 빠지면서 은행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반기 은행 순이익 비중 83%…2018년 이후 최고치

BNK금융은 모두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2개가 은행이다. 다른 금융지주보다 은행이 많은 만큼 자연스럽게 은행 의존도 역시 높다.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은행을 둘러싼 업황이 좋을 때야 배로 좋지만 반대의 경우 부메랑이 된다. 영업환경이 악화될수록 그룹에 미치는 타격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그룹의 총자산 규모는 150조원인데 부산은행의 총자산이 78조, 경남은행의 총자산이 52조원이다. 둘이 더해 전체 총자산의 87%를 차지한다.

순이익도 다르지 않다. 상반기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5029억원인데 부산은행에서 2514억원, 경남은행에서 2043억원을 거뒀다. 단순 계산으론 은행 두 곳에서 나온 당기순이익이 전체의 90%도 넘는다. 연결조정을 거치면 83% 수준으로 낮아지지만 이 역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BNK금융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0% 아래까지 떨어졌다. 비은행 부문이 점차 확대되며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을 맞춰가는 듯했으나 최근 몇 년 다시 균형이 깨지고 있다.

특히 BNK금융 비은행 부문의 핵심이자 보험사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BNK금융 계열사 가운데 나홀로 적자를 봤다. 2분기 당기순손실 74억원을 봤다. 1분기 146억원을 더해 상반기 순이익이 7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의 188억원에서 무려 62%나 감소한 수치다. 부동산금융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IB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던 점이 독이 됐다.


◇당분간 막힌 보험사 인수…아쉬운 포트폴리오

BNK금융은 지주사 전환 전 4개 계열사만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주사 전환 후 계열사를 빠르게 늘렸다. 2012년 파랑새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을 인수해 BS저축은행(현 BNK저축은행)을 설립했다. 2014년 경남은행, 2015년 GS자산운용(현 BNK자산운용), 2019년 UQI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를 인수했다.

다만 보험사는 아직 보유하지 못했다. 인수 뒤에도 자본 확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수를 뒤로 미뤘다. 꾸준히 자본 비율을 개선해 보험사 인수 여력을 갖췄으나 이번엔 자본시장법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파로 2026년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어려워졌다.

다른 금융지주 실적을 보면 더욱 보험사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의 경우 BNK금융과 마찬가지로 증권사는 부진했으나 보험사가 어느 정도 만회했다.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은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IM라이프(옛 DGB생명)가 2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시야를 넓혀봐도 금융지주에게 신사업 진출이 도약의 계기가 됐더 사례가 많았다. KB금융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2020년 4월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아우르는 종합 보헙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를 계기로 실적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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