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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지주 CFO→계열사 CEO' 공식 이어졌다

재무·전략 겸하는 '요직' 입증…조직 개편·외부 영입으로 관행 변화 관측

최필우 기자  2024-01-04 11:24:34
BNK금융이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임원을 계열사 CEO로 배치하는 관행을 이어갔다. BNK금융 CFO는 재무와 전략을 겸하는 직책으로 지주 부문장 중에서도 요직으로 꼽힌다. 지난 수년간 CFO들은 재직 기간 성과를 바탕으로 계열사 CEO에 취임했다.

다만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관행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빈 회장은 그룹재무부문을 신설하고 재무 기능을 그룹경영전략부문에서 분리했다. 또 그룹재무부문장에 외부 출신을 영입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CFO 자리를 활용하고 있다.

◇정성재 전 부문장, BNK벤처투자 대표 취임

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2024년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정성재 전 지주 전무(사진)를 BNK벤처투자 대표로 임명했다.

정 대표는 1964년생으로 1991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동아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임원부속실장, 검사부장 등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를 거쳐 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2018년 상무로 승진했고 2019년에는 지주로 적을 옮겨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을 맡았다.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은 그룹의 재무와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로 CFO와 CSO 역할를 겸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이 때문에 회장의 최측근이나 행내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임원이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을 맡곤 했다.

정 대표에 앞서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김일수 전 BNK캐피탈 대표, 황윤철 전 경남은행장, 명형국 전 BNK저축은행 대표가 CFO 자리를 거쳐갔다. 이들은 CFO로 재직 기간을 마친 뒤 계열사 CEO로 영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FO 취임 만으로도 계열사 CEO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정 대표의 계열사 CEO 취임은 예측된 수순이었다. 그는 2022년 말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 사퇴 이후 그룹 일시 대표이사를 맡으며 일찌감치 체급을 높였다. 임시직이지만 그룹을 이끄는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정 대표는 일시 대표이사로 CEO 승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빈 회장에게 CEO 자리를 인수인계한 뒤 물러났다.


◇CFO 역할 변화 감지, 재무 분야 집중

지난해 말 있었던 조직 개편으로 CFO가 계열사 CEO로 직행하는 관행은 정 대표 대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룹재무부문 신설로 CFO는 재무 분야에만 집중하는 조직 편제가 만들어졌다.

CFO에 회장의 최측근이 기용되는 인사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새로 취임한 권재중 BNK금융 부사장은 신한은행, JB금융지주를 거친 외부 출신 인사다. BNK금융이 CFO 자리를 외부 출신에게 맡긴 건 지주 출범 이후 처음이다. 빈 회장과도 별다른 인연이 없다.

빈 회장은 CFO 기용에 재무 전문성을 중시해 BNK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는 재무 비율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재무 분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략 업무를 분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계파주의 청산의 일환으로 특정 임원에게 권한을 집중하지 않으려는 의중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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