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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

BNK캐피탈, 출범 이후 '여신영업' 전문성 기조 고수

전·현직 대표 모두 부산은행 출신…그룹내 위상 높여

김경찬 기자  2024-09-04 08: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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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지주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BNK캐피탈은 부산은행 출신의 '여신영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역대 대표 모두 현장 경험과 여신금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지닌 인사들이다. 경력에 따른 전문성이 캐피탈과 부합해야 한다는 인사 기조다.

BNK캐피탈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온 만큼 전임 대표들의 임기도 보장됐다. 이상춘 전 대표와 이두호 전 대표 모두 임기가 5년 이상이었다. 김성주 현 대표는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임 대표들과 같이 '장수 CEO' 계보를 이어갈지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대 대표에 롯데캐피탈 창립멤버 영입한 배경은

BNK캐피탈은 2010년 부산은행 자회사로 출범했다. 후발주자로 캐피탈 시장에 합류했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롯데캐피탈의 이상춘 전 대표가 선임됐다. BNK캐피탈의 조기 안정화를 통한 성장 전략에 따라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상춘 전 대표를 선임하게 됐다.

이상춘 전 대표는 부산은행 출신으로 21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 롯데캐피탈의 창립멤버로서 경영관리본부와 기업금융본부, 개인금융본부 등을 담당했다. 캐피탈사 업무 전반에 대한 경영 노하우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상춘 전 대표는 BNK캐피탈의 성공을 이끌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5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이상춘 전 대표가 재임한 동안 BNK캐피탈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했으며 자산 4조원대 중·대형 캐피탈사로 성장했다. 이상춘 전 대표는 임기를 마친 후 한국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이상춘 전 대표 이후로는 여신과 영업에서 전문성을 겸비한 대표 선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춘 전 대표에 이어 선임된 김일수 전 대표는 부산은행 여신 부행장 출신이다. 영업지원그룹과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BNK금융지주 전략재무본부 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일수 전 대표의 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부사장 재임 동안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구속 기소돼 1년 반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성주 대표 올해 임기 만료, 장수 CEO 계보 이어가나

BNK캐피탈은 혼란을 겪던 시기에 이두호 전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이두호 전 대표 역시 부산은행 출신으로 여신기획부장과 IB사업단장, 영업지원본부장, 경남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여신기획과 영업에서의 오랜 경력이 캐피탈사 대표 자격과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이두호 전 대표가 이끈 BNK캐피탈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부임 전 500억원대였던 연간 순이익이 2022년 1710억원으로 3배 늘어나며 그룹 내 위상도 높아졌다. 순익 기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이어 계열사 3위를 차지했다. 이두호 전 대표는 투자BU장에 선임돼 지주 비상임이사를 맡기도 했다. 2022년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균형성장을 위해 BU제도가 도입됐으나 지난해 폐지됐다.

김성주 대표(사진)는 전임 대표들과 달리 글로벌 부문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김성주 대표는 부산은행에 입행해 IB사업본부장, 여신영업본부/IB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지주에서 그룹리스크부문장과 그룹글로벌부문장을 맡았다. 여신영업과 리스크관리, 글로벌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성주 대표는 그룹 글로벌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BNK캐피탈은 6개 국가에 진출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7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중앙아시아 3개국에 진출해 있다. 카자흐스탄 법인은 은행업 전환을 준비하며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김성주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성주 대표는 첫 2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있다. 김일수 전 대표를 제외한 전임 대표 모두 임기가 5년 이상이다. BNK캐피탈 대표 인사는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후보군은 총 23명으로 이중 내부 후보군은 단 2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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