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BNK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2년째 BNK금융을 이끌고 있다. 정확하게는 1년 4개월을 조금 넘겼다. 이 기간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취임 당시 62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9500원도 넘겼다. 주가 상승률이 50%도 넘는다.
빈 회장은 누구보다 주가 부양에 진심이다. BNK금융은 아예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주주환원을 꼽기도 했다. 앞서 2월 열린 '2023년 경영실적 발표' 기업설명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재중 부사장은 "배당성향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JB금융과 시총 격차 2300억, 다시 벌어져
BNK금융 주가는 꾸준하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침이 없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뚜렷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이 35%에 이른다. 다른 지방지주들과 비교하면 한층 두드러진다. 최근 지방금융에서 시중은행금융지주로 전환한 DGB금융지주는 올들어 주가가 4%가량 하락했고 JB금융지주는 30%가량 올랐다.
BNK금융은 올들어 한때 창사 이래 처음으로 JB금융에게 시총 규모를 역전당했으나 현재는 JB금융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다. 현재 시총 규모는 BNK금융이 3조663억원, BNK금융이 2조8170억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BNK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6% 감소했는데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가운데 가장 큰 폭이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물론 비은행부문 역시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1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2분기의 경우 전년보다 19.4%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망 자체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역성장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경쟁 심화가 BNK금융의 안방인 부산과 경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처럼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빈 회장 취임 전 확정된 자본시장법 위반 징계 여파로 국내에서 신사업을 펼치는 게 당분간 불가능한 탓이다. 실제 지난해 빈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아쉬운 실적에도 주가↑…주주친화 행보로 끌어올린 주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BNK금융이 밸류업을 위해 내세울 수 있는 건 사실상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빈 회장 취임 이후 줄곧 이어지고 있는 BNK금융의 주주친화적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빈 회장은 한층 적극적이다. 앞서 2월에는 BNK금융지주와 계열사 경영진 68명이 자사주 약 2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최근에도 빈대인 회장과 권재중 CFO가 자사주 1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도 적극적이다. 상반기에 자사주 165만주를 매입했는데 올해 안에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하반기 역시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중간배당도 지급한다. BNK금융은 지난해 4월 지역 금융지주사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가 호응하면서 내부에서도 고무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빈대인 회장은 이달 초 하반기 인사를 실시한 이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상반기 의미 있는 실적 달성과 시장의 그룹 주가 재평가는 임직원의 노고 덕분"이라며 공을 임직원에게 돌리기도 했다.
빈 회장이 또 하나 힘을 쏟는 건 내부 단속이다. 엄격한 내부통제와 단단한 지배구조가 투자자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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