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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여천NCC, 효자 자회사서 '리스크'로…잉여현금 '구멍'

글로벌 시황 악화에 악영향, 2022년부터 배당금도 '뚝'

박기수 기자  2024-07-17 16:37:45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업스트림 화학사 여천NCC가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인해 재무구조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 이후 연속으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내고 있고 올해는 1분기부터 운전자본 변동을 고려한 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적자를 기록 중이다. 모회사로 많게는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주던 '효자' 자회사였지만 배당도 어느 순간 끊겼다.

1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여천NCC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FCF는 마이너스(-)1112억원이다. NCF는 157억원을 기록했으나 1269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했다. 매출과 영업손익은 각각 1조5168억원, -347억원을 기록했다.

여천NCC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업스트림 화학 합작사다. 여수 산단에 위치한 여천NCC 공장에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올레핀 제품을 매년 416만톤을 생산하고 벤젠과 톨루엔 등 방향족 제품을 매년 129만4000톤씩 생산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2023년 6월 말 기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이어 국내 3위다.

글로벌 수급 상황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하는 업스트림 화학사 특성상 여천NCC도 2021년 경부터 찾아온 업황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2021년 38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여천NCC는 2022년(-3867억원), 2023년(-2388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영업적자 심화에 2022년부터 CAPEX 규모도 크게 줄였지만 대규모 FCF 적자는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2년과 2023년 여천NCC의 CAPEX는 각각 801억원, 1269억원으로 2020년(5693억원), 2021년(2593억원) 대비 크게 줄었으나 FCF로는 각각 -1569억원, -1112억원을 기록했다. NCF가 2021년 467억원, 2022년 -768억원을 기록하는 등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157억원이라는 부진한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상황이 악화된 탓에 모회사로 가는 배당도 끊겼다. 여천NCC는 2000년대부터 거의 매년 모회사로 배당금을 선물하던 효자 같은 자회사였다. 특히 석유화학 호황기에 수혜를 입었던 2018년에는 배당금으로만 8600억원을 푸는 등 모회사 현금흐름 개선에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만 2021년 모회사로 34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여천NCC의 배당 러시는 중단됐다. 배당금을 줄 정도로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부터 자본총계가 감소하면서 부채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불황의 시작점이었던 2020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여천NCC의 부채비율은 113.4%였다.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320.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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