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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8%' 사수해야 하는 이승조 현대차 전무

올해 8~9% 예상, 전년대비 하락 전망…그간 CFO에 '수익성 개선' 기대

양도웅 기자  2024-01-26 15:54:36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현대자동차 신임 기획재경본부장(CFO)인 이승조 전무가 '영업이익률 8%대 사수'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현대차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영업이익률 예상 범위를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8~9%라고 밝혔다. 그간 현대차는 CFO에게 수익성 관리를 주문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 전무는 올해 수익성 방어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62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4%(20조1360억원), 54%(5조3071억원) 증가했다.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이익 규모만큼 주목되는 점은 수익성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3%로 전년 대비 2.4%포인트(p) 상승했다. 판매가격이 높은 SUV와 제네시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원가 절감을 꾸준히 지속해온 결과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노력도 한몫했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2020년부터 3년 연속 상승한 영업이익률은 8~9%로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3%를 밑돌던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수익성 개선세가 멈추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영업이익률 소폭 하락을 내다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환율·금리 등 대외 변동성 △글로벌 수요 둔화 △경쟁 심화 등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상황에서는 판매 인센티브 증가로 판매관리비 등 비용이 증가한다. 모두 수익성에 부정적이다.

현대차는 그간 CFO에게 수익성 개선 임무를 맡겼다. 이승조 전무의 전임자인 서강현 사장(현대제철 대표이사)을 사내이사에 선임할 때 기대한 것 중 하나가 수익성 개선이었다. 2021년 3월 당시 서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추천하며 "대규모 투자와 수익성 개선을 계획하는 상황에서 회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부사장 전임인 김상현 부사장(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을 2020년 사내이사에 추천할 때도 수익성 개선을 사유로 들었다. 이를 고려하면 CFO 선임 3개월 차인 이 전무에게 기대하는 바도 수익성 개선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CFO 역할이 여느 때 못지 않게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최소 영업이익률이 8%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이 전무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행인 점은 환율이 현재 1300원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사업계획은 환율 1270원을 기준으로 세웠다. 환율이 이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가이던스(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기간과 환율 상승 기간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현대차 실적에 환율은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 측은 "올 초에 환율이 132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1330원까지 간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에게 우호적"이라며 "이런 (대외환경의 긍정적) 영향이 계속된다면 저희가 낸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하고 조금 더 노력하면 초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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