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기업집단 톺아보기

BGF에코머티리얼즈, 오너 2세 홍정혁 경영 시험대

③코프라·KNW 등 기업 M&A 단행, 그룹 '소재사업' 확장 중추

박규석 기자  2023-12-13 14:52:4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BGF그룹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다. 그룹의 중심 사업을 편의점·유통 부문에서 소재사업까지 확장하기 위해 설립됐다.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사업은 현재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이 방향키를 잡고 있다. 장남 홍정국 BGF 부회장이 지주사와 편의점사업을 컨트롤한다면 홍 사장은 소재사업 등 신사업을 책임지는 구조다.

◇2500억 빅딜의 주인공 코프라

BGF그룹의 소재사업은 2019년에 BGF에코바이오(현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사업 초기에는 재생 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과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White Bio) 부문에 집중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사업 확장을 위해 선택한 카드는 M&A였다. 분야별 전문 기업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게 골자였다. 실제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19년 7월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 KBF의 지분 77.01%를 인수하며 M&A를 통한 외형 확장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그룹 차원의 빅딜(Big deal)이 이뤄지기도 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기업 코프라(KOPLA)를 인수하기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코프라가 자동차와 전기전자, 건설 등 분야별 포트폴리오가 넓었던 만큼 소재사업의 영역을 단숨에 넓힐 수 있는 딜 이었다.


당시 BGF그룹은 코프라의 구주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44.3%를 약 1800억원에 인수했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약 700억원을 포함할 경우 투자 금액은 250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코프라 인수는 BGF그룹이 2017년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단행된 최대 규모의 투자이기도 했다.

이듬해 11월 BGF그룹은 코프라와 옛 BGF에코바이오를 합병하며 현재와 같은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코프라가 옛 BGF에코바이오를 흡수하는 형태였으며 사명 역시 이 시기에 BGF에코머티리얼즈로 변경됐다. 올 3분기 말 기준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65.09%를 보유한 BGF다.

M&A 등을 통한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외형 확장은 올해도 지속됐다. 지난 5월 소재 전문 기업인 KNW와 그 자회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KNW 인수 등에 투입된 자금은 1453억원 규모였다.

2001년 설립된 KNW는 반도체소재를 비롯해 전자부품소재와 자동차부품소재 등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이다. 종속회사 플루오린코리아의 반도체특수가스는 알짜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BGF에코머티리얼즈는 기존 플라스틱 사업 영역에서 구축한 신소재, 재활용소재, 바이오소재를 넘어 기능성 소재와 특수가스 소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그룹 신사업 책임지는 '오너2세 홍정혁'

소재사업 등 BGF그룹의 신사업은 현재 오너2세 홍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그가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8년부터다. 장남 홍 부회장이 2013년부터 사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 참여는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1983년생인 홍 사장은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결정공학을 전공한 후 게이오 경영대학에서 유통 MBA를 수료했다. 사회생활은 BGF그룹이 아닌 외부에서 시작했다.

2004년 넥슨에 입사해 글로벌 개발 관리자로 근무했으며 2014년에 미쓰비씨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부터는 KPMG(싱가포르) 전략 컨설팅에 몸담기도 했다.

BGF그룹에 입사하며 가족 사업에 참여한 시기는 지난 2018년이다. BGF 신사업개발실장을 시작으로 옛 BGF에코바이어 대표, 코프라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 겸 BGF신사업담당(현 소재사업개발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사장이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에 오르면서 '형제경영'의 구도는 크게 리테일과 소재사업으로 양분됐다. 홍 부회장이 지주사 BGF와 BGF리테일(편의점)을 맡아 그룹 전반과 유통 부문의 사업을 컨트롤한다면 홍 사장은 소재사업 등 신사업을 담당하게 됐다는 얘기다.

홍 사장은 향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BGF에코머티리얼즈를 발판 삼아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회장과 비교해 입사 시기가 늦은 만큼 사업 역량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성과가 아직까지는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홍 부회장은 BGF리테일을 통한 유통 부문에 집중하고 홍 사장이 BGF에코머티리얼즈를 활용한 소재사업 부문에 집중하는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