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BGF그룹의 편의점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BGF리테일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과 직속 BI(Business Innovation)팀 신설, 신규 물류센터 건립 추진 등을 단행했다. 경영 효율화와 브랜드 CU의 점포 확장, 영업력 제고 등이 목표다.
편의점 등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오너 2세 홍정국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도 한 층 강화됐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그는 2024년도 그룹 인사에서 BGF리테일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지주사에서도 부회장에 오르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민승배 신임 대표...28년 BGF맨
BGF그룹은 지난달 2일 2024년도 최고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며 BGF리테일의 민승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중용했다. 편의점 사업 등 유통업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경영진 세대교체로 능동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민 대표는 28년 동안 BGF그룹에 몸담은 인사로 편의점 사업과 관련된 기획과 영업, 인사 등의 전문성을 보유한 게 특징이다. 1995년 BGF그룹에 입사한 이후 프로젝트개발팀장과 커뮤니케이션실장, 인사총무실장, 영업개발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 주요 부서를 거치며 편의점 사업과 회사 전반의 현황을 꿰뚫고 있어 조직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아울러 민 대표의 승진으로 생긴 영업개발부문장의 빈자리는 전무로 승진한 황환조 부문장이 맡게 됐다.
BGF리테일은 최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동시에 대표 직속 BI팀도 신설했다. 이 팀은 디지털과 IT 기술 등을 활용해 현장 업무 효율화는 작업을 수행한다. 편의점 사업에 필요한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운영 체계를 갖췄다는 얘기다. 또한 BI팀은 해외 진출 확대와 현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진출 국가별 태스크포스팀(TFT) 체계도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은 오너 2세 홍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는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홍 부회장의 승진에 맞춰 CEO의 교체 등이 이뤄진 만큼 향후 그가 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하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그는 일찍이 편의점 등 그룹의 유통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2013년 BGF그룹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과 경영전략부문장을 역임했고 2019년부터 BGF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이를 통해 그룹 전반의 신성장 기반을 발굴하고 편의점 CU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홍 부회장이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에서 모두 부회장을 지내고 있는 만큼 편의점 사업에 필요한 경영과 사업의 효율성은 한 층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BGF그룹 역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신성장 동력 발굴과 계열사에 대한 책임 경영 강화를 예고한 만큼 홍 부회장의 사내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금부자' BGF리테일, 인프라 투자 단행
BGF리테일은 최고 경영진 인사 등을 마무리한 직후 편의점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예고했다. 부산 지역 점포에 공급할 상품 등의 효율성을 위해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인사와 소규모 조직개편 등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 등을 강조한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BGF리테일은 1894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속 성장을 위한 물류 캐파(CAPA) 확보와 운영 효율 증대가 주요 목적이다. BGF리테일은 부산 신규 물류센터의 통합화와 대형화 등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자금은 외부조달 없이 내부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수익성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금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의 경우 개별 기준으로 연간 8.3%~8.7% 수준의 에비타 마진율(EBITDA Margin)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8.8%를 기록했다. 에비타 마진율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매출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의 경우 2020년 이후 3년 동안 기록한 평균은 5483억원 규모다. 2022년의 경우 6170억원 규모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해 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4703억원 규모였으며 같은 기간 BGF리테일의 차입금은 0원이었다. 현금성자산은 3356억원을 보유해 순차입금은 마이너스(-)3356억원이었다.
결과적으로 BGF리테일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창출력 등을 통해 부산 신규 물류센터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단순히 내부 현금만 활용하더라도 투자금 전액을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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