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 소재·화학 부문을 책임지는 계열사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차입 부담 없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주사 BGF가 전폭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준 덕분이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전환에 이어 주주 배정 유상증자까지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하며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인수·합병(M&A)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756억원(예정 발행가 5600원 기준)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코스닥 상장사 케이엔더블유(KNW)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는 8월 7~8일 구주주 청약을 거쳐 10일 납입하는 일정이다. BGF는 유상증자 배정 물량(887만418주, 약 497억원)을 100% 청약할 계획이다.
◇ BGF→BGF에코머티리얼즈, 소재·화학 부문 밸류체인 확장 자금 출자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유상증자에 앞서 한 차례 자본 확충을 진행했다. 지난 4월 BGF가 보유하고 있던 BGF에코머티리얼즈 CB(256억원), BW(435억원)를 전액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부채총계가 줄고, 자본총계가 증가했다. BGF가 자회사 재무안정성을 제고해 주주들들의 증자 참여 유인을 높여줬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21년 12월 BGF그룹에 편입됐다. 소재·화학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가던 BGF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 업체 코프라(현 BGF에코머티리얼즈) 경영권을 인수했다. BGF는 총 1809억원을 투입해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 44.34%(1096만9174주)를 확보했다. 각각 구주 734만6174주(1500억원)와 신주 362만3000주(309억원)를 사들였다.
BGF는 경영권 지분 외에 CB, BW를 인수해 BGF에코머티리얼즈에 운영자금을 지원해 줬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21년 12월 BGF를 대상으로 256억원 규모 3회차 CB(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2%), 435억원 규모 4회차 BW(이자율 0%)를 발행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대주주가 BGF로 바뀌면서 보유 현금이 늘었지만, 레버리지 지표는 개선하지 못했다. 유상증자 외에 CB, BW 등 부채성 자금 조달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64억원이었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1년 말 79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6.8%에서 96.5%로 69.7%포인트(p) 상승했다.
다만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는 유지했다. 2020년 말 마이너스(-)136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752억원으로 집계됐다.
◇ 영업이익률 6~8% 유지, 증자 이후 부채비율 20%대 진입 BGF그룹은 BGF에코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소재·화학 부문 밸류체인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8월 BGF와 2세 경영인인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BGF에코바이오(자산총계 567억원) 지분 전량(100%)을 BGF에코머티리얼즈로 현물출자(제3자 배정 유상증자 307억원)했다.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상용화를 추진하던 BGF에코바이오를 BGF에코머티리얼즈로 흡수합병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 효과로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재무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억원 늘었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307억원)와 그해 당기순이익(289억원) 등으로 자본총계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74.4%로 떨어졌다.
미상환 CB, BW 전환은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상환 부담 해소와 더불어 레버리지 지표의 극적 변화를 만들었다. 지난 1분기 말 총차입금(841억원) 중 79%(661억원)가 CB, BW 잔액이었다. 지난 4월 전량 전환권(신주인수권)이 행사돼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총차입금은 180억원으로 줄었다. 전환 이후 부채비율은 30%대로 내려간다. 이번 주주 배정 유상증자까지 예정대로 마무리하면 부채비율은 20%대에 진입한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21년 12월 납입된 증자 대금과 CB, BW 조달 자금을 유보해두고 있었다. 지난 1분기 말 미사용 잔액 765억원을 예·적금에 예치해 뒀다. 기존 현금성 자산(별도 기준 858억원)과 이번 증자 대금(756억원)을 합해 KNW 인수대금(1135억원)을 치를 예정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KNW를 품고 기존 신소재(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재활용·바이오 소재에서 특수가스로 소재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KNW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996억원) 중 56%(560억원)가 반도체용 특수가스에서 발생했다.
BGF에코머리티리얼즈는 5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PC, PBT, POM, PA, MPPO) 중 PA를 중점적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2633억원) 중 자동차용 내외장 소재 부문 매출 비중이 57%(1494억원)를 차지한다. 2021년부터 영업이익률은 6~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4.8배, 올 1분기 3.1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