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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홍정혁號 BGF에코머티, 플루오린코리아에 거는 기대

④500억 투입, 재무건전성·지배력 제고…업황 부진에 존재감은 아직

이민호 기자  2024-04-19 14:47:35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BGF그룹 신사업 발굴을 맡은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사장)가 지난해 케이엔더블유(KNW)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500억원을 투입한 곳은 플루오린코리아였다.

홍 사장은 500억원을 들고 플루오린코리아 관련 인수금융 상환, 지배력 제고, 자금력 확충 등 다방면에 썼다. 여기에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기술력을 보유한 플루오린코리아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됐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주목…500억 투입해 인수금융 상환·RCPS 인수

케이엔더블유는 BGF그룹 편입 전인 2021년 3월 완전자회사 형태의 특수목적법인(SPC·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을 통해 솔베이코리아 특수가스사업부(온산사업부·현 플루오린코리아) 지분 100%를 565억원에 취득했다.

케이엔더블유는 앞서 2020년 9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207억원을 확보하고 2021년 2월 그 중에서 200억원을 SPC에 출자하는 방법으로 플루오린코리아 인수자금을 일부 조달했다. SPC는 여기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DS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발행해 100억원을 끌어왔다. 나머지 자금은 SPC가 380억원 규모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다.


인수금융 잔액은 플루오린코리아 경영권 인수 직후인 2021년 말 380억원에서 2022년 말 223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모두 상환됐다. 2022년의 경우 케이엔더블유가 SPC에 제공한 111억원의 대여금을 이용해 인수금융을 일부 상환했다.

나머지 인수금융을 털어낸 계기는 BGF에코머티리얼즈 출자였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경영권 인수목적으로 지난해 8월 케이엔더블유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재원으로 그 해 9월 SPC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케이엔더블유로부터 350억원을 가져왔다. SPC는 이 자금으로 인수금융 잔액을 모두 상환한 데 이어 플루오린코리아에도 165억원을 출자했다.

케이엔더블유는 BGF에코머티리얼즈로부터 받은 500억원 중 SPC 유상증자에 투입한 3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35억원으로 SPC가 앞서 발행한 RCPS를 모두 사들이면서 지배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SPC의 인수금융 전액 상환과 RCPS 전량 인수가 마무리됐고 이 때문에 케이엔더블유는 올해 1월 SPC를 흡수합병하면서 플루오린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었다. 플루오린코리아도 유증 자금(165억원) 덕분에 지난해 말 차입금(리스부채 포함) 14억원, 부채비율 11.7%의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었다.

◇플루오린코리아에 대한 높은 기대…존재감 증명은 아직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케이엔더블유에 투입한 500억원을 △인수금융 상환(200억원 추정) △RCPS 인수(135억원) △유상증자(165억원) 등 사실상 플루오린코리아 관련 자금으로 모두 쓴 이유는 그만큼 플루오린코리아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플루오린코리아의 주요 제품인 불소(F2)가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증착(CVD) 장비 세척용으로 이용된다.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결정이었다. 이 밖에 육불유황(SF6), 노코록(Nocolok·용융제), 이차전지 전해액(FEC)도 제조하고 있다.


실제로 케이엔더블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가운데 본업인 전자부품소재 사업부문(보호필름·광학필름코팅 등)과 자동차부품소재 사업부문(자동차내장재) 비중은 각각 4.24%와 27.43%였다. 플루오린코리아가 담당하는 반도체소재 사업부문(반도체용 특수가스) 비중은 68.33%로 더 높았다. 케이엔더블유 경영권 인수는 사실상 플루오린코리아의 계열 편입을 염두에 둔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사업 환경 변화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플루오린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652억원으로 2022년(693억원)보다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21년 101억원, 2022년 135억원에서 지난해 44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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