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2년 전 한화솔루션의 RES프랑스 인수를 기점으로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전개해왔다. 올해 한화오션 인수라는 빅딜을 마무리했지만 아직도 확장이 끝나지 않았다. 최근 일련의 재편이 있었던 방산에 더해 태양광과 신소재 분야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별 투자계획을 따져보면 3년간 총 16조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래 에너지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3개 사업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된 한화오션 인수가 올해 완료된 만큼 앞으론 태양광 쪽에 투자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중심축은 한화솔루션이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2021년 11월 프랑스 RES Mediterranee SAS(RES프랑스)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출범 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진행했다. 주식매매계약체결 전 노사협의회와 논의를 거쳐야했던 만틈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 치고도 쉽지않은 거래였는데 이변없이 마쳤다.
이후 국내외 신규 투자를 늘려가면서 지난해엔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REC실리콘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기존에 16.67%를 가지고 있었고 4.67%를 4400만달러(약 550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태양광 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였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올해 1월부터 2025년 6월 말까지 3조원 이상(23억1000만달러)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셀과 모듈, 잉곳·웨이퍼 생산설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5월에는 미국 합작법인 한화 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 JV)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했다.
한화솔루션은 3월 미국 내 전략자산 투자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해당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각각 5억달러(약 6600억원)씩 10억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현지 스케줄에 맞춰 10월까지 분할 집행한다. 이를 포함해 한화솔루션이 2025년까지 약 3년간 투자할 규모는 10조원을 상회한다.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 3세 3형제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에너지 역시 그룹차원의 전략적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화임팩트를 통한 고려아연 지분취득에 4717억원, 한화파워시스템 지분 인수에 2100억원을 지출했으며 2025년까지 연평균 6000억원을 태양광 프로젝트에 쓴다. 2024년 이후 진행될 발전설비 LNG 연료전환(3200억원)을 합치면 2025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한화 방산부 인수로 벌써 대규모 지출(8521억원)이 있었다. 이 탓에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00%에 육박한 상황이지만 투자자금 소요는 계속되고 있다.
이달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3853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고 앞으로 추가적인 지원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어모빌리티,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신규사업 투자도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대부분이 기술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을 확정하긴 어렵다.
이밖에 한화 역시 글로벌 질산공장 증설 등으로 내년까지 4700억원 규모가 쓰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를 포함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4개 주요 그룹사의 투자계획을 합쳐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16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4개 회사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2조4632억원, 총 7조3897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창출력의 약 2배 수준을 추후 3년간의 투자에 쏟아붓는다는 얘기가 된다.
작년까지 최근 3년간의 투자규모를 보면 4개회사는 CAPEX(유형자산+무형자산 취득)로 약 4조9000억원, 지분투자 등으로 약 4조2600억원을 썼다. 총 9억원을 사용했는데 여기서 무려 7조원이 확대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