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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양극재 사이클에 올라탄 코스모신소재는 지금까지 차입금 관리를 비교적 잘해온 곳이다. 2010년대 후반 대비 유전스(USANCE) 성격의 차입금을 제외한 금융기관 차입금의 총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다만 수주 증가 등 사업이 확장하면서 유전스 거래가 늘자 회계상 차입금은 늘어났다.
코스모신소재는 향후 양극재 생산능력을 폭발적으로 늘리기로 한 만큼 자금 소요도 커질 예정인 곳이다. 2021년 7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생산시설 증설에 1500억원을 쓰기로 했다가 올해 6월 투자금액을 2500억원으로 늘렸다. 투자 확대를 예고한 만큼 재무건전성 유지 역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의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4.3%다. 작년 말 79.7% 대비 34.6%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모신소재의 부채 증가는 작년부터 본격화했다. 2021년 말과 작년 말 부채총계를 비교하면 변화가 크다. 작년 말 부채총계는 2001억원으로 2021년 말 1430억원 대비 40% 늘었다. 올해도 계속 증가 추세다. 1분기 말 부채총계는 2907억원으로 작년 말 2001억원보다 45% 늘어났다.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130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총차입금 1100억원 대비 18% 늘어났다. 양극재 사업이 힘을 받기 시작한 시점 이후 코스모신소재의 총차입금은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눈여겨볼 점은 차입금 증가가 사채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의 증가가 아닌 유전스 때문이라는 점이다.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순수 차입금은 최근 몇 년 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코스모신소재는 원자재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을 중간에 낀 유전스 거래가 발생한다. 최근 수주가 늘어나면서 해외에서 받아오는 원자재 역시 늘어났다는 점이 유전스 증가의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말 산업은행이 제공하는 유전스 잔액은 178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말 414억원으로 늘어났다.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유전스 잔액 역시 작년 말 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6억원으로 증가했다. 유전스는 사실상 매입채무 성격이 짙지만 회계기준에 따르면 단기차입금으로 취급된다. 원재료가 제품이 돼 매출이 발생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금액이라는 점에서 일반 차입금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순수 금융기관 차입금 잔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전스를 제외한 올해 1분기 코스모신소재의 차입금 잔액은 742억원으로 작년 말 828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코스모신소재는 차입처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두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 실행액은 248억원이다. 이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50억원, 80억원의 단기차입 잔액이 있다.
장기차입처로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있다. 1분기 말 기준 산은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잔액은 349억원이다. 만기는 2026년 말이다. 이 밖에 우리은행에서도 15억원을 장기차입했다. 우리은행 차입은 올해 말 만기도래로 인해 유동성장기차입금으로 전환된 상태다.
결국 부채비율 상승과 차입증가는 사업 확장에 따른 원재료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이다. 다만 향후에는 순수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기차(EV)용 양극재 생산능력인 2만톤을 내년 말까지 8만톤, 2026년 초까지 10만톤으로 끌어올리는 등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모신소재 측은 아직 구체적인 조달 방안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스모신소재 관계자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비롯해 조달 필요성이 있을 경우 외부 조달을 일으키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