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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양극재 올라탄 코스모그룹, 지주사 재무는 '경고등'

②코스모앤컴퍼니 총자본 대비 차입금 과다, 자회사 지배력 확보 후유증

박기수 기자  2023-08-08 14:21:1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최근 양극재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코스모그룹은 지주사로 '코스모앤컴퍼니'를 두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사연이 있는 회사다. 이곳의 전신은 '정산앤컴퍼니'로 2019년 오너 허경수 회장이 코스모화학의 경영권을 되찾는 데 활용했다. 허 회장은 2015년 SG프라이빗에쿼티(SG PE)-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코스모화학 지분을 넘긴 뒤 4년 뒤 코스모앤컴퍼니로 다시 코스모화학 지분을 재취득하면서 경영권을 되찾았다.

경영권을 되찾은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코스모그룹의 재무적 이슈는 끝나지 않았다. 지배력 확보 과정에서 지주사인 코스모앤컴퍼니의 차입금이 현금흐름 대비 과도한 상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앤컴퍼니의 작년 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1102억원이다. 이 중 상환할증금과 조정액이 반영된 전환사채액 463억원을 제외한 순수 금융기관 차입금만 639억원이다. 자기자본이 27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금이 과도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 빚은 전부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이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가전유통과 스포츠용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사다. 사업 규모는 코스모화학 등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보유 차입금에 대응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다. 작년 코스모앤컴퍼니는 금융비용으로 70억원을 기록했는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0억원에 불과하다.


사업 규모에 비해 차입이 많은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허 회장이 코스모그룹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과 연관이 깊다. 코스모앤컴퍼니가 코스모화학 지분을 취득한 2019년부터 회사의 차입금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2019년 1월 말 코스모턴어라운드 유한회사(SG PE-케이스톤 컨소시엄)로부터 코스모화학 지분 28.52%를 61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체결 직전인 2018년 말 별도기준 코스모앤컴퍼니의 차입금은 '0원'이다. 반면 체결 후 시점인 2019년 말 재무상태표에는 차입금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다.

2019년 말 기준 코스모앤컴퍼니는 국민은행으로부터 코스모화학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200억원을 빌렸다. 이 밖에 허 회장과 장남 허선홍 씨로부터도 25억원을 빌렸다. 이렇다 할 사업 기반과 현금성자산이 없었던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 지분 취득을 위해 외부차입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코스모앤컴퍼니(당시 정산앤컴퍼니)는 2021년 5월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로부터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를 421억원에 인수했다. 당해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인수를 위해 4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활동으로 약 606억원의 순차입을 일으켰다. 이후 10월에는 자회사였던 정산실업, 정산티비엘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현재 상호로 바꿨다.

피흡수법인 코스모앤컴퍼니는 영국 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Dyson) 제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 기업으로 가전제품 유통업을 영위하던 곳이었다. 2018년 케이앤엘파트너스는 SG PE-케이스톤 컨소시엄이 보유했던 코스모앤컴퍼니 지분을 약 4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합병법인 코스모앤컴퍼니는 작년 코스모화학이 시행한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11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자금 유출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활동도 지속됐다.


작년 급격히 상승한 시장 금리도 코스모앤컴퍼니에 부담이다. 보유 차입금이 대부분 단기이기 때문에 차환 시 이자율이 재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최근 1년 동안 이율이 대거 상승했다. 일례로 2021년 말 기준 코스모화학 지분을 담보로 빌렸던 국민은행 차입금의 이율은 3.03~3.46%이었는데 작년 말에는 5.98~6.43%까지 상승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지주사가 거둘 수 있는 배당수익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 등 주력 현금창출 자회사들은 최근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고 배당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코스모앤컴퍼니의 지분율이 낮아 현금 수혜를 입을 여지가 적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앤컴퍼니→코스모화학→코스모신소재라는 지분 구도로 이어져 있다. 직접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코스모화학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THE CFO는 코스모앤컴퍼니에 차입금 상환 계획 등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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