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화학은 2010년대 후반 사모펀드의 손을 거쳤던 곳이다. 사업개편 등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2019년 그룹 오너인 허경수 회장에게 경영권이 돌아왔다. 다만 여전히 코스모화학은 차입 부담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올해 영업손익 적자로 돌아선 점은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화학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39.8%다. 허 회장이 경영권을 찾았던 2019년 말 당시 부채비율인 123.8%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영업활동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면서 자본도 축적됐지만 자본적지출(CAPEX) 대응을 위해 차입금도 늘면서 부채도 불어났다.
실제 1분기 말 순차입금비율은 91%로 2022년 말 73%보다 약 18%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의존도도 2022년 말 35%에서 1분기 말 40%포인트로 소폭 상승했다.
◇'단기'에 몰린 차입 구성, 비중 '83%' 올해 1분기 말 기준 코스모화학의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1626억원이다. 구성을 보면 단기차입금 1216억원, 외화사채 130억원, 장기차입금 276억원, 기타 리스부채 등으로 만기가 대부분 단기에 몰려있다. 이 가운데 유동성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된 차입금 135억원까지 합하면 전체 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83%에 달한다.
자회사 코스모신소재는 원재료 수입 과정에서 유전스(USANCE) 거래 증가로 차입금이 늘어났다면 코스모화학은 유전스보다 실제 금융기관 차입의 비중이 높다.
1분기 말 기준 매입외환과 유전스 등을 제외한 단기차입금은 943억원이다. 만기가 대부분 올해 4~5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차환 등이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처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증권사 등 다양하다. 1분기 말 기준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 한국증권금융, 대신증권,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에서 단기차입을 일으키고 있다.
장기차입은 두 건이다. 농협은행에서 빌린 171억원과 산은에서 빌린 105억원 규모 차입이다. 각각 이자율은 5.89%, 4.02~4.34%다. 만기는 농협 차입 건은 2025년 5월, 산은 차입은 2028년 7월까지다.
◇다시 한번 결손금 체제로…1분기 말 -9억원 코스모화학은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위해 2021년 8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약 460억원을 투자했다. CAPEX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아쉬운 점은 올해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코스모화학은 2021년과 작년에 각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76억원, 179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22억원을 기록했다. 황산코발트 시황이 악화한 점이 적자 전환의 주 요인이었다.
EBITDA 감소로 커버리지 지표가 곧바로 악화했다. EBITDA/금융비용의 경우 2021년과 작년 모두 4배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적자로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금융비용을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작년까지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익잉여금을 쌓아왔던 코스모화학은 올해 다시 잉여금 대신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작년 말 코스모화학의 이익잉여금은 52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말 -9억원으로 전환했다.
올해 4분기 이후 정상 궤도에 오를 예정인 폐배터리 사업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연 매출 1500억~2000억원을 뽑아낼 것으로 기대받는 폐배터리 사업이 추후 코스모화학 재무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