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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그룹 지배구조 핵심, 코스모화학의 '성장통'

⑤황산코발트 시황 악화에 실적 주춤, 폐배터리 사업 본격 가동 '기대'

박기수 기자  2023-08-10 15:53:1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코스모그룹 오너 허경수 회장은 2019년 코스모화학 지분 재취득을 통해 그룹 경영권을 되찾았다. 이는 곧 코스모화학이 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 위치에 있다는 의미다. 코스모화학은 그룹 주축인 제조업 부문에서 지주사인 코스모앤컴퍼니가 직접 지분을 쥐고 있다. 자회사로 코스모신소재와 코스모촉매 등을 둬 코스모화학의 지분을 쥐면 사실상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구조다.

그간 결손금 누적 등으로 배당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추후 배당이 이뤄질 경우 지주사로의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곳도 코스모화학이다. 허 회장이 지주사를 활용해 계열사 지분을 재확보하는 과정에서 지주사 재무부담이 늘어난 상태라 지주사 입장에서도 코스모화학의 실적을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런 코스모화학이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 2021년과 작년 영업이익 82억원, 85억원을 기록하는 등 허 회장 체제로 돌아선 후 분위기를 전환했지만 올해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화학은 1분기 별도 영업손실이 40억원이다.

2분기 상황도 좋지 않아 보인다. 작년 8월 초 잠정실적을 공시했던 코스모화학은 올해는 따로 잠정실적 공시 없이 8월 중순 반기보고서 제출로 실적 발표를 대신하기로 했다. 코스모화학 관계자에 따르면 "황산코발트 시황 부진으로 부정적 상황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모화학은 이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액상·고상 황산코발트와 대표적인 백색안료인 이산화티타늄을 제조·판매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최근 양극재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양극재 원료를 생산하는 코스모화학 역시 주가가 뛰는 등 조명을 받았다. 이산화티타늄은 플라스틱, 도료, 고무, 제지 등 실생활에 널리 적용되는 무기화합물이다.

매출 비중은 이산화티타늄 사업이 더 높다. 작년 황산코발트 사업부문은 807억원을, 이산화티타늄 사업 부문은 140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각각 매출 116억원, 2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손실 요인은 황산코발트 쪽에 있었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이차전지 황산코발트의 경우 국제시세를 따라 구매와 판매가 이뤄지는데 런던금속거래소 가격 기준 작년 약 40달러 가까이 갔던 가격이 하반기부터 하락해 올해는 20달러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라면서 "매출액이나 영업손익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세 하락 요인으로는 중국 시장의 수요 부진이 꼽힌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황산코발트를 원료로 쓰는 주요 시장이 중국인데 경기 침체 등으로 수요가 부진하면서 국제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3분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모화학의 적자는 성장통에 가깝다. 시황에 따라 수익성이 움직이는 만성적인 문제인 점은 여전하지만 '폐배터리 사업'이라는 새로운 무기가 있다. 폐배터리 사업은 올해 이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기존 사업 부문을 모두 제치고 매출 1위 사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폐배터리 사업은 말 그대로 폐배터리를 수거해 핵심 양극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리튬 등 유기금속을 추출하고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올해 6월 말 이미 공장은 완공됐고 현재 시운전 중이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3분기 내 시동을 완료하고 정상 제품이 나오면 4분기부터 매출을 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설투자가 모두 완료할 경우 연간 4000톤의 니켈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는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를 비롯해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모든 회사가 매출처가 될 전망이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폐배터리 등 리사이클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로 최소 1500억~2000억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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