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은 최근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곳이다. 작년 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까지 마쳤다. 업종은 폐배터리 재활용, 이차전지 사업의 말단이자 시초도 되는 사업이다. 성일하이텍은 수명이 다하거나 불량으로 생산된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분해·파쇄 과정을 거쳐 희유 금속(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한다.
성일하이텍은 현재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꼽힌다.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강명 회장으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 19.41%를 보유 중이다. 이외 이 회장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진 이경열 사장도 지분 13.28%를 보유하며 이 회장과 함께 성일하이텍의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한 명 더 있다. 성일하이텍과 이름이 비슷한 성일하이메탈의 회장이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동생으로 알려진 홍승표 회장도 성일하이텍의 공동 창업주였다. 다만 홍 회장은 현재 성일하이텍의 경영에는 손을 떼고 지분율도 5%대로 낮다.
그렇다면 성일하이메탈은 어디일까. 2017년 귀금속·주석·리튬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을 하고 있던 성일하이텍은 인적 분할을 단행했다. 리튬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은 이강명 회장이, 귀금속·주석 등 금속 리사이클링 사업은 홍 회장이 가져갔다. 이 회장은 본래 사명인 성일하이텍을, 홍 회장의 사업은 성일하이메탈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3명의 창업주, 2017년 인적분할로 '각자도생'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2008년 말 최초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당해 말 주주 구성은 홍승표 회장과 이강명 회장이 각각 지분 32.58%를 보유해 공동 최대주주였다. 이경열 사장은 23.74%의 지분을 보유했다. 여기에 대주전자재료 회장인 임무현 회장이 지분 11.1%를 보유 중이었다.
이강명 회장은 2000년 성일하이텍을 창업하기 전 임 회장의 대주전자재료에서 근무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을 눈 여겨봤던 임 회장이 성일하이텍에 공동 출자하면서 지분을 태웠다고 전해진다. 임 회장은 지분만 보유하고 경영 등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2011년 성일하이텍은 3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 구성에 일부 변화가 있었는데 삼성물산이 신주 인수를 통해 지분율 10%를 확보했다. 성일하이텍은 현재 삼성물산과 주력 제품인 코발트와 니켈 제품에 대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 중이다. 삼성물산은 성일하이텍의 높은 기술력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앞서 언급했듯 성일하이메탈은 홍 회장이, 성일하이텍은 이강명 회장과 이경열 사장의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홍 회장은 성일하이메탈의 지분 65.4%를, 이 회장과 이 사장은 성일하이텍의 지분을 각각 40%, 27.36%씩 확보했다.
◇하이텍-이강명, 하이메탈-홍승표 체제…삼성의 성일하이텍 투자 확대 인적분할 직후와 비교해 성일하이메탈의 주주 구성은 일부 변화했다. 우선 이강명 회장이 주주 명부에서 사라지고 대신 자사주가 늘었다. 인적분할 이후 지분 정리 과정에서 이 회장이 성일하이메탈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측된다. 임무현 회장도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고 삼성물산의 지분도 사라졌다. THE CFO 취재 결과 8.46%의 '기타' 지분은 삼성 측 지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성일하이텍은 인적분할 이후 본격적으로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에 나섰다. 2019년 전환상환우선주와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때 나선 곳 중 하나가 삼성SDI다.
2019년 삼성SDI는 'SVIC 24호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성일하이텍이 발행한 전환사채 2000억원을 인수했다. 이후 2021년 9월 전환권 행사를 통해 보통주 105만8929주를 확보했다. 작년 7월 상장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말 삼성SDI의 지분율은 8.73%이다.
오랜 인연을 맺은 삼성물산도 여전히 성일하이텍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상반기 말 기준 삼성물산은 성일하이텍 지분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성일하이메탈의 홍 회장은 지분율이 5.18%까지 희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