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이 지난해 10월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1년 만에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올 상장 이후 성일하이텍의 주가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었다. 시장의 관심은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된 이후 성일하이텍 지분 약 3%를 보유하게 된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의 행보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해당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성일하이텍은 전환상환우선주(RCPS) 28만1952주가 1대 1의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청구 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환청구 이후 보통주는 1164만3367주에서 1192만5319주로 늘어난다. 전환 청구 이후 성일하이텍의 우선주 보유 수는 ‘제로(0)’다.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해당 RCPS의 만기는 2025년까지였다.
이번에 보통주로 전환청구된 RCPS는 1년 전인 지난해 10월15일에 발행됐다. 해당 RCPS는 기업회계기준서 제1032호에 따라 부채로 분류됐다.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부채는 상계되고, 자본금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성일하이텍 자본금은 58억2168만원에서 59억6266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RCPS의 보통주 전환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준이었다. RCPS는 일종의 상장 전 투자(Pre-IPO) 일환이었는데, 상장 이후 성일하이텍의 주가가 고공행진 했기 때문이다. 성일하이텍은 공모 과정에서 대기록을 썼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중 97.4%가 공모가 상단(4만75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고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을 넘어선 5만원으로 확정됐다. 9월에 최고가(16만9700원)를 기록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의 2배가 넘는 10만원을 웃도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심은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한 주주가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냐로 쏠린다.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에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진다.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지난해 11월 KCA파트너스와 세운 벤처금융이다. 당시 현대코퍼레이션은 50억원을 출자해 합자회사 지분 약 50%를 확보했다.
합자회사는 당시 총 111억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하며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28만1952주를 확보했다. 지분율 3.06%(공모 후 2.37%)로 82억원을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우선주 1주당 취득가격은 3만5467원이다. 현재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엑시트에 나설 경우 3~4배가 넘는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RCPS 투자 당시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했다. 성일하이텍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 단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욱이 현대코퍼레이션은 올 초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폐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리사이클 사업 및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폐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성일하이텍과 지분 투자를 계기로 비즈니스 협력 관계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었다.
성일하이텍은 이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자금을 댄 케이씨에이(KCA)신성장섹터2호는 단순 재무적투자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코퍼레이션은 프리 IPO 초기에는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투자도 검토했지만 현재는 단순 재무적투자자여서 언제든지 엑시트가 가능하다”면서 “성일하이텍 경영진에 FI 쪽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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